오래전에 썼던 글이지만 혹시나 호주에서 회계전공 생각하고 계신분들이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해서 퍼와봤습니다.
8년전 글이니까 자동 뒷북 예약.. ㅠㅠㅠㅠ
객관적인 글이아니라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니 너무 맘에 담지는 마시구요..
2007 년 2월 15일 세계엔에 올렸던 글입니다-
호주로 유학이나 이민을 선택하시는 많은 분들 중에서 회계를 택하시는 분들이
많고 그로인해 여러가지 문제점도 야기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중학교시절에 유학/이민을 와 맥** 대학교 회계학을 전공.. 영주권을 취득하고
현재 미국대기업의 Finance Department 에서 Accountant 로
별로 어려움없이 취직하여, 남부럽지 않은 연봉(사회 초년생치고는;;;) 을 받으며 일하고 있는
이민 1.5세 청년 입니다.
회계가 직업부족군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회계학 졸업생들이 취직을 못하는 실정이다라는
설이 매우 지배적으로 맴도는건 저도 듣고 보고 느끼기 때문에 알 수 있습니다.
저와 같이 졸업한 친구들 중, 회계사로 활동하는 친구들은 극히 드물고, 또 백수로 전전긍긍 하는
친구들도 꽤 많습니다.
그럼 회계 전공해봐야 개털이다! 라는 가정이 맞는가? 절대 아닙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 회계를 전공하신 분들도 계실테고 현재 공부하는 분들도
계실테고, 공부를 하려고 맘을 먹을랑 말랑 갈등하시는 분들도 계실테고, 자식 회계공부한다고
호주로 유학 그래서 관심있게 제 글을 보시는 분들도 계실테고, 태클, 딴지걸 껀덕지를 찾으려고
관심있게 보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우선 www.seek.com.au 에 가봅시다.. 그리고 accountant 로 검색을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하루에 업데이트되는 구인란만 해도 수십개가 넘습니다.
그런데 왜?? 일을 못잡고 전전긍긍하는 졸업생들이 넘쳐나는가??
바로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한국이라는 나라를 모국으로 삼고있는
학생으로써, 영어가 현지인에 비해 부족할수 밖에 없는건 사실입니다.
더 무서운건 영어를 못해서, 틀리면 쪽팔리니까!! 하는 패러다임이 구성되,
한국말을 할때는 청산유수이던 사람이, 영어를 하면 꿀먹은 벙어리 마냥 말도 못하고
한국말을 할 때는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 영어를 하면 그렇게 소심해질수가 없는거죠.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호주는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이며,
호주에 와서 공부를 하는 유학생들중 10명이면 10명다.. 호주에서 공부하는건 영어를 배우고
현지인 처럼 유창하게 영어를 하고 싶어서 이다.. 라는 생각도 있기 때문일것입니다.
난 호주에서 공부해서, 중국말을 잘 하고 싶다..라던지, 호주에서 공부를 해서
현지인 여자나 꼬셔서 영주권받고, 실업수당이나 받으면서 편하게 살자..
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유학길에 오르는 학생들은 외화낭비 마시고 그냥 한국에 계시구요..
한국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교육까지 마친 학생이라면, 한국말로 대화가 가능하고,
쓰고 읽는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정도의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유창한 한국어 실력이 자동적으로 겸비된 다는 것이죠…
그런 학생이 호주에 옵니다. 정말 How are you, Tom? I’m fine, thank you. 정도의 영어실력만
가지고 1년가량 랭귀지에서 공부하고 대학에 편입을 해서 나름대로 밤새가면서
공부를 하고 졸업을 한다고 합시다..
그럼 약 4년정도가 소요되는데, 20여년간을 호주에서 영어만 사용하던 현지인과 이미 언어를
깨우치는 나이가 지나, 4년정도 영어를 사용한 한국 유학생이 같은 경쟁력을 가지고
졸업을 한다고 생각하는것은 큰 오산입니다.
그럼 한국 유학생들은 호주에서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 인것인가?
영어에서 부족한 경쟁력을 다른곳에서 메꿔주지 않는 한 취직은 절대 쉬운일이 아닙니다.
자신이 남보다 뛰어난 한 부분을 더욱 돋보이게 갈고 닦던지, 아니면 남보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지요. 이미 유창한 한국어, 그위에 유창한 영어를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노력과 댓가가 필요한것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되었을땐 현지인
졸업생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것 이겠지요.
제가 대학교 3학년 졸업을 앞두고, 제가 어렵게 공부한 Accounting Theory and Practices
라는 과목 Tutor가 한 이야기가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그가 어느 Big4 Firm에서 주최한 Conference 에 참여했을때,
많은 CFO 들이 학교측에 왜 이렇게 Accountant 들이 부족하냐? 그랬답니다.
그래서 저희 Tutor가 “무슨 소리냐? 매년 우리 학교에서 배출해내는
회계학사들만 해도 수백명이거늘”
“자기 소개조차 버벅대면서 못하는 회계학사는 학위는 있지만 회계사가 될 자격이 없다”
또.. 제가 저희 회사 입사전 면접때 있었던 일입니다.
3번에 거친 면접과 3시간이 넘는 시험들, 그 와중에서 제가 회계학 3년을 하면서 배웠던 그
어느것에 대한 어떤것도 면접관들은 물어오지 않았습니다.
고작 있었다면, 저희 회사 Financial Controller가 던진 유일무이한 질문인..
“Why accounting?” 이란 질문이었습니다.. 왜 회계학을 선택했느냐라는 질문이죠.
면접을 하는 몇시간 동안, 제가 대답했던 질문들은,
수많은 케이스들에 대한 저의 견해와 관점 그리고 해결방법들에 대한것들 이었으며,
회계학에 대한 지식에 관한 질문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 입니다.
이것은 여러 시각으로 분석해 볼 수 있는데요.
첫번째 - 졸업장이 있으니 물어볼 가치 없이, 당연히 알고 있을테니 묻지 않겠다
두번째 - 지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건 중요한게 아니다. 어차피 일을 시작하면
새롭게 쌓아가야 할 지식 무슨 질문의 가치가 있겠는가?
세번째 -지식보다는 사람의 됨됨이, 적성, 대인관계, 상황대처능력 등이 더욱 중요하다.
그렇다면 결론은, 지식은 필요가 없는것이냐? 학위는 개나 갔다줘라…
더하기 빼기 계산기만 두드리면 되는것이냐? 어차피 숫자 놀이 아니냐..?
면접연습만 하고 학위만 받으면 일 하기 쉽다.. 대학은 쓰레기다.. 뭐 이렇게 까지
부정적인 결론이 나올 수 도 있지만.
취직을 한뒤 일을 해보시면 알 수 있는게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3년간 해오던 회계학 공부에서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자리잡아 버린..
회계학적인 개념들.. 너무나 당연하게 이해가 되고 또 그 컨셉트를 통해서 일처리를
할 수 밖에 없는 Finance Dept. 에서 느낀건 대학 3년간의 과정은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들이었다 하고 느낄수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 Tax Deduction policy 나 세금은 몇 % 내야 하는 건가에 대한 정확한 지식은
모두 까먹은 상태이지만, Accrual 에 대한 이해, depreciation 이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이해력을 통해 일 하면서 많은 걸 또 배우고 깨닫을수 있었습니다.
회계학에 대한 애매모호한 상념들을 가지고 계신 분들… 그리고 막연한 영주권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계신분, 안정적인 직장이니 해보겠다고 하시는 분들…
우선 해보고 말씀하십시오.. 저도 여기까지 밖에 해보고 느끼고,
생각해보지 않아서 더욱 심오한 회계에 대한 이해는 쓰기가 무척 힘드네요.
회계학을 전공하시는 분들… 열심히 공부하시고…
항상 자기 경쟁력 향상에 힘쓰시기 바랍니다.
사회의 단면적인 모습을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판정을 내리시지 마시고,
Causation & Effect 는 사회 어디에서나 필연적으로 드러난다는 사실도 잊지 마시고요…
그리고 호주란 나라.. 참 이상하게도 공평한 나라입니다…
노는놈 망하고, 땀흘리는 자 흥하는 나라입니다…
저도 이제부터라도 땀을 흘리려고 합니다..
한겨울에도 모락모락 김이나게 땀을 흘리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호주에선 너무나 가능한 일이죠)
두서없이 쓴 글이라, 뭐가 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자체 필터링 하셔서 읽으셨으면 합니다.
회계에 관해서 짧지만 경험이 있으니, 특히 대학에 관해서 물으시고 싶으시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하지만 정확하지 않을 수 도 있다는 거 명심하시구요)
출처 | 8년전 다음 세계엔 호주게시판에 직접 올렸던걸 어디선가 퍼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