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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러시아의 쿠릴 열도 분쟁
게시물ID : history_56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insiedler
추천 : 12
조회수 : 105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9/18 00:54:22

(그림 출처는 위키백과)


1. 원래 쿠릴 열도는 누구의 영토인지에 대한 개념이 좀 희박한 곳이었는데 1854년 러시아와 일본이 만나 경계선을 논의하고 이투루프-우루프 섬 사이에서 경계선을 긋기로 합의하고 1855년에 상단 그림의 위치에 양국의 경계선이 획정됩니다. 그리고 이 협정에서 사할린은 어느 누가 주장하기 보다 일단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합의를 합니다.


2. 1875년이 되자 일본은 러시아의 적극적인 남하정책을 경계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본: 사할린을 드릴테니 쿠릴 열도를 주세요

러시아: 오오! 그거 괜찮은 아이디어인 듯. 콜!

그리하여 경계선이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참고로 이 때 양보한 사할린은 1905년 러일전쟁 후 포츠머스 조약을 맺고 다시 가져옵니다.


3. 이후 아시다시피 2차대전이 발발합니다. 한가지 재밌는 것은 소련과 독일 / 미국과 일본은 서로 피터지게 싸우고 있었는데 정작 소련과 일본은 선전포고도 없이 잠잠한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여기에는 추축동맹이 연합군과는 달리 "우리는 같이죽고 같이산다!"가 아니라 "우리 어차피 천하의 개쌍놈들인데 우리끼리 그냥 친구 먹죠?" 수준이었다는 점을 꼽습니다. 물론 독일의 경우 일본의 대소참전을 원하는 제스쳐를 몇 번 보였으나 일본은 대미결전에 올인하기도 벅찬 까닭에 소련쪽은 아웃 오브 안중이었습니다.

실제로 일본이 충돌을 기피한 이유로 할힌골 전투(노몬한 사건)를 꼽고 있습니다. 여기서 관동군이 소련군한테 덤볐다가 개털렸는데 이로 인해 일본군 내에서도 소련과 싸웠다가는 아주 고추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일본 내에도 대소개전을 주장하는 세력이 있었으나 관동군이 시베리아로 올라가봤자 소련군에게 개발리고 오히려 만주가 위험하다는 의견이 나와서 포기했습니다. 이 무렵 소련도 코앞까지 쳐들어와서 깽판부리는 더러운 나치색히들 잡는다고 일본에 신경쓸 여유도 없었습니다.


이러한 절묘한 관계가 맞물려 2차대전이 한참 진행되는 동안에는 소련과 일본은 별 충돌이 없었습니다.


4. 1945년 독일이 슬슬 몰락하자 소련은 슬금슬금 동아시아쪽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실제 미국도 일본에 상륙했다가 1억 옥쇄를 부르짖으며 저항하는 돌+아이 일본 때문에 사상자가 계속 늘자 소련에 대일참전을 요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오시프 스탈린: 오, 그래?. 그럼 만주도 털고, 이 참에 홋카이도까지 내려가려는데 괜찮겠음?

해리 S. 트루먼 : ㄴㄴ 홋카이도는 안됨.

이로 인해 소련은 홋카이도 점령은 포기하고 대신 쿠릴영토를 모두 점령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1905년 까지 맺어진 일본과의 조약은 싸그리 무효화되서 휴지통으로 들어가고 소련이 승전국의 권한을 누리게 됩니다.


5. 1956년 소련과 일본이 평화협정에 대해 논의하면서 협정에 조인하면 하보마이와 시코탄을 반환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까지는 좋았는데 1960년에..

일본: 이번에 미국과 안보조약을 체결했뜸!

소련: 헐퀴. 우리 삐짐! 평화협정, 영토반환 꿈도 꾸지 마셈.

이렇게 파탄났습니다. 여기서 쿠릴 열도 분쟁이 촉발되기 시작합니다. 원래 일본은 소련의 마음을 풀어 하보마이와 시코탄만은 어떻게 돌려받고자 했는데 일본이 점점 우경화되기 시작하면서...

우익원숭이들: 우끼우끼! 거기 원래 우리땅인데 왜 2개만 받음? 다 돌려받아야 됨!

일본정부: 오? 그럴싸한데? 그러니 우리는 4개 다 돌려받아야겠음.

소련/러시아: 오오! 원숭이들이 뭔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지껄이는데?


원래 러시아의 경우에는 소련붕괴 이후에 좀 애매한 스탠스를 보이긴 했는데 일본우익들이 늘어놓는 뻘소리가 러시아 사람들을 계속 자극했고, 여기에 우익세력들의 힘이 좀 커지고 결정적으로 푸짜르가 즉위하면서 "쿠릴 열도 섬 4개 반환? 족구하라그래"로 확정되고 말았습니다.


러시아의 경우 일본에서 뻘소리가 나오면 가랏 Tu-95! 를 시전합니다. 일본 영공에 불쑥 모습을 드러내는데 재밌는게 북쪽도 아니고 도쿄 남방 근해에 나타납니다. 덕분에 쫓아내긴 쫓아내야 되는데 괜히 불미스러운 사고가 벌어졌다가는 러시아가 무섭고, 그렇다고 영공에 들어온 러시아 폭격기를 냅둘 수도 없고 해서 항공자위대만 죽어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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