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내려온 김유송 상좌라는 사람이 회견하는 동영상입니다.
영상 내용을 요약하자면, 1998년에 김대중대통령이 김정일위원장에게 북파공작원의 명단을 넘겨주어서
그 사람들이 모두 숙청당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네. 이 말을 듣고 보면 김대중대통령이 정말 간첩인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네요.
이런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는 것은 북한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진보 보수 막론하고 잘 모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심화조사건'인데요, 북한 내에서는 굉장히 큰 사건이었다고 합니다.
심화조사건은 요약하자면 김정일이 내부의 적을 숙청하는데, 그게 커져서 이사람 저사람 모두 숙청해버린 사건이죠.
김정일이 흔히들 세습을 통해 권력을 이어받았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김정일은 물론 김일성의 후계자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은 김일성이 주는 것을 받은 것이 아니라 빼앗았다고 봐야합니다.
자신이 권력을 온전히 받을 수 있을지를 너무 걱정한 나머지 자기 아버지의 모든 것을 벗겨내어 자기것으로 만들었지요.
오죽하면 김일성이 갑작스럽게 죽은 것은 김정일 때문이라는 의혹까지 나왔을까요.
이런 의혹속에서 김정일은 굉장히 불안해 합니다.
김정일이 끊임없이 군시찰을 다닌 것도 사실은 암살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따라서 김정일은 김일성의 측근들이 자신의 충신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정적이란 생각을 하고 숙청할 계획을 세웁니다.
이게 바로 심화조 사건의 발단입니다.
동생 김경희의 남편 장성택에게 시켜서 정적들을 간첩으로 뒤집어씌워 처리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첫번째 희생양으로 서관히라는 우리나라로 치면 농림수산부장관쯤 되는 사람이 간첩혐의로 누명을 쓰고 죽게 됩니다.
그 이후로 내친김에 간첩의 뿌리까지 잡는답시고 '주민등록 요해'라는 것을 심화합니다. 여기서 심화조 사건이란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이죠.
주민등록 요해라는건 그 사람이 어디서 나서 어디로 이사가고, 가족관계, 사상 발언이 어떠한가 등에 관한 정보를 담고있는 문건입니다.
이 것을 토대로 간첩을 잡아내는데, 6.25 전쟁동안엔 당연히 그 기록이 잘 남아있지 않겠죠. 그 공백기간에 남한에서 지령을 받고
북한에 충성하는 척 살아왔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때 사람을 한사람 한사람 살피려면 상당한 인력이 필요하지요. 그래서 많은 지부가 생겼는데, 이것이 심화조 입니다.
이 과정에서 말단 요원들도 자신의 적을 없애는데에 이것을 악용합니다.
이 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그의 가족의 수가 2만5천명 입니다.
주민들이 공포에 떨며 반발심이 커지는 것을 느낀 김정일은 초기에 이 일을 주도한 장성택과 채문덕 중 채문덕에게 뒤집어씌웁니다.
장성택은 매제니까 안되겠고, 일단은 채문덕에게 뒤집어 씌우면서, 자신이 조기에 일을 바로잡았노라고 영웅인 척 합니다.
심화조 사건은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심심찮게 자료가 나오므로 한번 쯤 검색해 보셨으면 합니다.
어쨌든 이 사건이 일어난 것이 1997년부터 2000년입니다.
김유송씨가 언급한 사건 역시 1998년이죠.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죠? 간첩이라며 처형당했다던 사람들이 제 생각엔 심화조 사건의 희생자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