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쓰려던게 가위 눌렸던 일인데 갑자기 할머니 생각나서 할머니 꿈얘기를 먼저 남겼네요.
제 평생 어제까지 가위에 눌려본 경험은 세번입니다.
첫번째는 초등학교 다닐 때 수련회 갔다가 가위란 것을 처음 눌려봤었는데 그당시에는 가위가 뭔지도 모를 때라 뭐가 뭔지 몰랐었고
두번째는 고등학교 때 집에서 자다가 눌렸었는데 몸도 피곤하고 귀신이구 뭐 다 귀찮아서 맘대로 되라하고 그냥 잤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세번째 경험을 했는데 이번에는 좀 오싹하네요.
어제 애들과 마눌님을 먼저 재우고 밀린 회사일 좀 하다가 새벽2시 쯤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자려고 방에 들어갈 때부터 등골이 싸해지는게 조금 이상하다 싶더니만 잠들었는데 가위에 눌렸습니다.
눈도 안떠지고 말도 안나오고 한쪽 다리만 겨우 움직일 수 있더군요. 그리고 티비잡음 같은게 심하게 들렸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 겨우 움직일 수 있는 다리로 더듬거리다 마눌님의 다리를 찾아서 걷어 찼습니다.
그런데 마눌님은 아무 반응이 없고 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리고 정말 다급하게 계속 다리를 찼습니다.
난 다급해 죽겠는데 마눌님이 계속 아무 반응이 없자. 이제는 막 화가 나더군요. 입에서는 막 욕이라도 하고 싶은데 소리도 안나고...
그렇게 공포심이 극에 다다르려하는 순간 갑자기 가위가 풀렸습니다. 주위에는 아무소리도 안들립니다. 조용합니다.
화가 난 저는 벌떡 일어나앉아 마눌을 깨우려다가 아까 가위에 눌렸을 때보다 더 크게 놀랐습니다.
제가 그렇게 다급하게 차고 있던 자리에는 아무 것도 없는 빈 공간이었거든요. 마눌님은 벽쪽에 붙어 자고 있어서 제가 차고 있던 자리에는
이불이나 베개도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요즘에 몸이 힘들고 어지간히 피곤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속으로나마 욕해서 미안 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