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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 (펌, 스압)
게시물ID : freeboard_6935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수합병
추천 : 1
조회수 : 66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20 20:25:44

자주 들어가보는 블로그 [조성문의 실리콘밸리 이야기]의 포스팅 옮겨옵니다.

우리나라 대표 포탈서비스인 네이버의 단점을 저격한 글이니, 길더라도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지난번 한국 방문 중에 많은 친구, 선배, 후배들을 만났다.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했는데, 그 중에 내가 가장 열을 올리며 했던 이야기는 “네이버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가”였다. 많은 사람들은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반응을 보였고, 또 다른 사람들은 네이버가 한국에서는 정말 잘 하고 있는 회사라며 반박했다.

민감한 주제라 다루기가 조심스럽지만, 블로그를 통해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말이다. 물론 내가 든 예들은 검색엔진을 통해 얻는 정보 중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어느 쪽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10년동안 네이버를 사용했고, 지난 2년 반동안 구글을 사용해 온 지금,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똑같은 주제를 네이버에서 한글로 검색하는 대신 구글에서 영어로 검색하면 대부분의 경우 훨씬 품질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내가 영어를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구글 검색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특혜로 여길 정도이다.

나는 네이버가 엠파스를 이기면서 검색 엔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던 시기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계기는 2000년 7월에 일어난 한게임과의 합병과 KOSDAQ 상장이었다. 얼핏 보기엔 어색한, 그러나 훌륭한 결정을 통해 네이버는 크게 도약했다. 당시에 사실 ‘자연어 검색’ 기술로 20억의 VC 투자를 받으며 화려하게 출발한 엠파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네이버에 밀린 후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고 2008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네이버에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네이버는 계속해서 혁신을 했고, “네이버에서 검색해보세요”라는 참신한 마케팅, 그리고 특히 지식인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점차 사람들의 머리속에 자리잡았다. 무엇이든지 네이버에 가면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모든 정보가 네이버 카페, 네이버 블로그, 그리고 네이버 지식인에 몰려들었다. 나중에 구글이 등장해서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네이버가 자신의 정보가 구글에서 검색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바람에, 구글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네이버에 있는 양과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나도 구글을 써보면서 영어는 어떨지 몰라도 한국어 검색은 참 못한다고 생각했다. 네이버는 그야말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최고의 검색 엔진이었다.

정말 그런 줄 알았다. 적어도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는…

미국에서 학교 생활을 하고, 졸업 후 회사에서 일하면서 한글로 검색할 일은 거의 없어졌다. 영어로 검색을 하기 시작하니 구글과 네이버의 품질의 차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차 네이버를 방문하지 않게 되었다. 아주 가끔 네이버에 들어가서 정보를 찾아보기도 하는데, 지나치게 선정적인, 소위 “낚기 기사”에 몇 번 걸린 이후로는 짜증이 나서 거의 방문하지 않고 있다.

Mickey Kim님이 웹 검색의 진화와 미래라는 블로그에서 두 검색엔진의 차이에 대해 언급했는데, 단적으로 비교해보면, 네이버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에 초점. 구글은 정보를 ‘찾아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임정욱 님도 “Mammogram 검색 결과로 보는 한미검색의 차이“라는 글을 통해 두 검색엔진을 비교한 바가 있다. 여기서는 두 가지 예를 들어 그 차이점을 설명해보고자 한다.

1. 투명 교정 (Invisalign) 가격

얼마 전에 아는 사람이 ‘투명 교정 (invisalign)‘을 알아보길래 가격이 궁금해서 검색을 해본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얼마나 하는지 궁금해서 먼저 네이버에서 “투명 교정 가격”이라는 검색어로 찾아봤다.

네이버에서 ‘투명 교정 가격’으로 검색한 결과. 정보가 아닌 광고가 한 화면 전체를 차지한다.

첫 화면 전체가 광고로 가득 차 있다. 나는 투명 교정이 얼마인지 알고 싶었던 것이지 강남의 병원 이름이 궁금했던 것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나에게 전혀 의미 없는 정보를 거쳐서 아래로 내려가면 가장 먼저 뜨는 것은 지식인 검색 결과이다. 이제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를 헤멜 차례이다.

수준이 낮은 광고성 지식이 모인 곳, 네이버 지식인.

클릭해서 들어가보면 가격 얘긴 안하고 딴 얘기만 자꾸 한다. 광고성 답변이 섞여 있는 것도 당연하다. 지식이 극도로 단편적인데다가, 이미 시기가 지난 정보가 많고, 무엇보다도 그 글을 쓴 사람이 얼마나 전문성을 가졌는지, 이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다음으로, 구글에서 똑같은 내용을 찾아보았다. 검색어는 “Invisalign Prices”이다.

구글에도 광고가 있다. 단, 3줄을 넘는 적이 없다. 게다가 광고 중 첫 번째 링크는 Invisalign이라는 기법을 개발한 회사의 공식 웹사이트이다. 이런 광고라면 나에게 도움이 된다.

구글 검색 결과의 최상단 광고 세 개.

그 아래 검색 결과가 나온다. 내가 찾는 주제와 관련이 깊은 웹사이트들이 나와 있다.

Invisalign Price 검색 결과. 모두 내가 찾는 정보와 연관이 깊은 내용들이다.

첫 번째 검색 결과가 가장 눈에 띈다. 클릭해서 들어가보자. (클릭해서 직접 보시기를 권한다.)

검색 결과 중 첫 번째로 뜬 realself.com. 투명 교정 가격이 지역별로 표시되어 있다.

미국 각 도시별로 사람들이 Invisalign에 얼마의 비용을 썼는지 알 수 있다. $2,700부터 $5,617까지. 빨간 색은 좀 더 비싼 곳, 그리고 노란 색이나 녹색은 좀 더 싼 곳이다. 그 아래에는 아래와 같은 338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 대충 얼마 정도 비용이 드는지 한 번에 감이 온다.

# $2,400 Glendale, CA: 1 month in, great so far! But be sure you are a good candidate
# $5,250 New York City, NY: Expensive lesson in Invisalign
# $4,300 Chicago: Invisalign: What they don’t tell you
# $6,400 California: Wish I’d done braces
# $5,000 Bristol, CT: Invisalign Review, my pros and cons (w/video)
# $3,000 Huntington Beach, California: One Invisalign Experience
# $5,000 Winnipeg, Manitoba, Canada: Second round of orthodontics with Invisalign
# $6,200 Woodbury, MN: Invisalign for severe case (24 months) – it’s so worth it!
# $5,000 Philadelphia, PA: Still working on it, with good results!…Now, some details you should know….
# $6,000 Maryland: Yes, Invisalign Works Even on REALLY Bad Teeth
[...]

다시 검색 결과로 돌아와 두 번째 링크를 클릭하면 Invisalign을 개발한 회사의 공식 페이지로 간다. 조금만 내려가보면 세 번째 문단에 가격에 대한 정보가 있다. 전국 평균은 약 $5000이나, 경우에 따라 $3500에도 가능하다고 쓰여 있다.

여기서 궁금증이 들 것이다. 이렇게 멋진 웹사이트를 만드는 사람들의 동기는 무엇일까? 시간이 남아서일까? 남을 위해 헌신적인 봉사를 하고 싶어서일까? 구글 애드워드 (Google Adwords)에 그 해답이 있다. 아래와 같이 웹페이지 왼편에 구글 광고가 달려 있다. 이것이 구글이 만든 건강한 생태계이다.

realself.com 같은 웹사이트에서 공을 들여 정보를 정리하는 이유: 구글 애드워즈(Google Adwords)

즉,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도록 정보를 잘 가공해서 올려 놓으면 자연스럽게 구글에서 검색 결과 랭킹이 올라가고, 그러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면 광고 수입이 증가하는 선순환 고리이다. 이게 과연 돈이 될까 싶겠지만, 돈이 꽤 된다. 한 인기있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지인은 구글 광고를 달자마자 월 수천만원의 수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당신이라면 공을 들여 이런 사이트를 만들겠는가? 물론이다.

두 번째 예를 들어보겠다. 당신이 경제학과 대학원생이고, 이번에 쓰는 논문에서 프랑스의 인구에 대한 최신 정보를 넣고 싶다고 하자. 두 검색 결과를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프랑스 인구” (네이버) vs. “Population of France” (구글)

먼저, 네이버 검색 결과를 보자.

프랑스 인구. 네이버 검색 결과

프랑스 인구. 네이버 검색 결과

제일 첫 줄에 프랑스 인구가 나온 것까지는 좋다. 출처가 백과사전이라는데, 백과사전이 어떻게 출처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클릭해서 들어가보면 두산대백과사전이 출처라고 되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논문을 쓰는 사람이 사전을 출처로 달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정보를 처음 수집한 곳이 출처가 되어야 하는데 (인구 센서스 등) 그런 정보는 찾을 수가 없다.

어쩄든, 더 아래로 내려가보면 여지없이 지식인 검색이 있다. 클릭해서 들어가보면 가관이다. 쥬니버Q&A라고, 초등학생들이 숙제하면서 주고 받은 내용인 것 같은데, 2009년에 질문/답변한 첫 번째 링크를 클릭하면 네이버에서 이미 제공하는“출처 불분명하고 2년이 지난 정보”를 그대로 복사해서 답변해 놓았다. 심지어 2005년에 질문/답변한 정보도 있다. 클릭 몇 번 해보면 거의 새로울 게 없고 좋은 정보가 없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출처“를 찾을 길이 없어 논문에는 사용할 수 없다.

네이버의 '프랑스 인구' 검색 결과. 지식인.

네이버의 ‘프랑스 인구’ 검색 결과. 지식인.

다음으로 구글 검색 결과를 보자.

Population of France. 구글 검색 결과

일단 인구 성장 그래프가 눈에 띈다. 네이버와 같은 숫자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번에는 출처가 있다. 출처는 World Bank이다. 이정도면 신뢰해도 되는 정보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검색 결과인 Wikipedia를 클릭해보자. 직접 들어가보면 놀랄 것이다. 2010년의 프랑스 인구가 “프랑스 정부”를 출처로 해서 달려 있다. 출처 링크도 있고 당연히 신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 영토 내에 사는 프랑스인 뿐 아니라 대평양의 프랑스 소유 섬 등에 사는 사람들의 인구도 같이 나와 있다.

첫 번째 검색 결과인 위키피디아 페이지에서 찾은 대목. 2010년 1월 기준으로 프랑스 인구는 65,447,374명이며, 그 중 62,793,432명이 도시에 살고 있다.

일단 내가 원하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10여초만에 얻었다. 그 아래로 조금 내려가면 또 한 번 놀란다. 프랑스 인구가 연도별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official French censuses”라는 출처 정보가 명시되어 있다.

연도별 프랑스 인구 변동 추이

그 아래로 더 내려가보면 “프랑스 인구”에 대해 알고 싶을 만한 내용이 전부 들어있다.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했는지, 세계대전 전후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민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현재 출산율은 얼마인지 등이 모두 출처와 함께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사람들에게 이러한 검색 결과 품질 차이 얘기를 하면 듣는 반응 중에 한 가지는, “한국에는 좋은 정보를 가진 웹사이트가 없다. 그래서 네이버에서 그런 웹사이트를 먼저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좋은 정보를 가진 웹사이트가 있더라도 네이버에서 이를 보여주지 않아서는 아닐까?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3월 15일에 이정환님이 쓴 글을 보니 네이버 검색 결과의 72.3%가 지식in,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카페 등의 네이버 자체 사이트로 유입된다고 한다. 이러니 한국 사람들의 생활은 네이버에서 시작해서 네이버로 끝나는 것이다. 다른 사이트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아주 작다.

기억을 조금 더듬어보았다. 네이버가 나타나기 전의 한국의 인터넷은 어떤 모습이었던가? 심마니라는 파일 다운로드 사이트가 따로 있었고, “디비딕“이라는 질문 답변 사이트가 따로 있었다. 엠파스, 네이버에서 이러한 사이트를 검색해 주었고, 그 사이트들은 해당 정보를 이용하기 가장 편리하도록 사이트를 가꿔나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네이버가 이런 정보를 직접 정리하거나 회사를 사서 사이트에 붙이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생활 자체는 편리해졌다. 마치 One Stop 쇼핑처럼 한 곳에서 필요한 일들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 티켓은 네이버 여행에서, 부동산 정보는 네이버 부동산에서, 그리고 뉴스는 네이버 뉴스에서 보면 된다. 그러나, 네이버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소유, 가공해서 사람들에게 “떠먹여”주기 시작하면서 모든 게 변질되고 말았다. 네이버는 한국의 인재가 모인 회사다. 이런 회사가 정보를 소유, 가공할 줄을 모른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네이버가 제공하는 사이트가 다른 사이트보다 더 품질이 높은 경우도 많다. 문제는, 이것이 “네이버가 가장 잘 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검색에 집중하지 않고 온갖 정보를 수동으로 가공하는 일을 하기 시작하면 즉시 인력이 부족해지고, 비효율성이 발생한다. 이건 사람을 채용해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극복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해당 정보를 훨씬 더 잘 가공해서 제공할 수 있는 사이트가 생겨나더라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검색 결과에서 자신의 서비스보다 위에 올려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이버가 이미 제공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만든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 되어버렸다.

여기에 진짜 문제가 있고, 이 글을 쓴 목적이 있다. 즉, 바로 앞 블로그에 소개되었던 Netflix와 같은 Disruptive Technology가 등장할 기회가 차단되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인터넷은 10년동안 정체되었다고 하는데, 나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변화를 싫어해서가 아니다. 새로운 사이트가 등장해도 순위에서 자연스럽게 올라갈 기회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네이버 검색을 하면 제일 먼저 보는 건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지식인, 네이버 음악, 네이버 동영상이고, 맨 아래에 초라하게 자리잡고 있을 뿐인 웹 검색 결과에까지 도달하는 일은 거의 없다.

구글에서는 시나리오가 어떻게 다른지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보겠다. “미국판 싸이월드”였던 Myspace.com이라는 서비스가 있다. 싸이월드가 한국에서 먼저 뜬 후인 2003년에 생겨났고, 아마 싸이월드를 벤치마킹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당시 마이스페이스의 인기는 대단했다. 미국에서 젊은 사람 중에 마이스페이스 계정 하나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니 말이다. 미국 친구들이 마이스페이스를 쓰기 시작하고 점차 그 안의 네트워크가 강화되는 것을 보면서 나는 마이스페이스를 이길 회사는 절대 없겠거니 했다.

내 생각이 틀렸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09년에 미국에서 페이스북은 마이스페이스를 따라잡았고, 이겼다.[] 이미 세계 트래픽에서 마이스페이스를 앞지른 후였다.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 트래픽 비교. 페이스북이 따라잡다가 추월하는 모습이다.

페이스북이 마이스페이스를 이긴 사건이 구글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나는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 대해 알고 싶으면 대개 구글에 이름을 친다. 그러면 그 사람의 Myspace, Facebook, LinkedIn, Twitter 등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구글에서 내 이름(Sungmoon Cho)을 치면 아래와 같은 검색 결과가 나온다.

구글에서 Sungmoon Cho로 검색한 결과

지금은 LinkedIn과 Facebook 링크가 가장 먼저 등장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Myspace 링크가 상위에 나왔었다. Facebook이 인기를 얻어가기 시작하면서 등수가 조금씩 올라갔을 거고, Facebook을 모르던 사람들이 “이게 뭐지?” 하고 클릭해보고 나서 Myspace보다 깔끔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배웠을 거고, 관심이 생겨서 자기도 가입을 했을 거고, 그 결과 Facebook의 검색 순위는 더 상승했을 것이다. 새로운 서비스가 생겨서 기존 서비스보다 더 좋은 정보를, 더 좋은 인터페이스로 제공한 것이고, 그 결과 승리한 것이다. 이러한 예는 수도 없이 많다. 지난 2년 반동안 미국에 있으면서 그 짧은 기간동안 관찰한 것만 해도 많이 있으니 말이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사건. 나도 바로 이전 블로그에서 그렇게 얘기했고, 임정욱 님도 Netflix vs. Blockbuster에서 똑같은 비유를 들었는데,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거대 회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회사를 창업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서 고객을 모으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이기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기지 못하더라도 상관 없다. 골리앗은 나중에 다윗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 회사를 살 것이다. 그러면 창업자는 갑부가 된다 (매우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고, 구글이 Admob을 인수한 사건도 이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서는 “내가 느끼는 한국과 미국의 M&A 문화 차이” 참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데, 네이버가 만들어놓은 낡은 부대에 새 술이 자꾸 담기면서 한국은 그만큼 혁신 속도에서 뒤쳐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네이버가 독점하고 있는 한, 그리고 네이버가 계속해서 수익을 내고 있는 한(네이버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0년 첫 쿼터 매출액이 3300억원이었고, 그 중 30%에 달하는 무려 1130억원이 당기순이익이었다. 그리고 지금 현금 보유액이 약 2000억원이다. []), 답은 없어 보인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돈을 잘 벌고 있는 사업 모델을 바꿀 동기도 없고 그래야할 이유도 없다. 그래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가 무서운 것이다.


원문 : http://sungmooncho.com/2010/03/21/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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