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단 명분상으로 아이언맨이 앞선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도 캡아를 이해하는 편이고요.
동시에, 캡아를 이해하면서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 원인은 책임에 대한 태도입니다.
캡아의 그 정의로움과 올곧음에 대해선 그 어떤 찬사도 부족할테지만, 책임을 지는 면모에선 아쉬웠습니다.
토니는 멘탈쓰레기라고해도 자신이 저지른 어떤일을 책임지기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보입니다. 울트론을 책임지기위해 비젼을 탄생시켰고, 협정서에 조인하고, 피해보상을 하는등등의 일을요.
캡아는 누구보다 정의롭게 싸울수는 있을지언정 그런 면모에선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버키가 아니라 다른 누구였더라도 캡아는 그렇게 했을거라는 의견에 찬성하지 못하는게, 어벤져스가 쳐부순 헤일 하이드라의 수많은 졸개들과 캡아가 때려부순 공권력들 사이에서 캡아는 그들 개개인의 사정을 고민하지 않습니다. 버키가 아닌 누구에게라도 그런 태도를 취할 캡아였다면 굳이 버키를 이용한 계획도 필요없었겠죠.
캡아가 구상하는 어벤져스가 주류가 되었더라도 같은 히어로의 입장이 아닌 그 세계를 살아가는 민간인 입장에선 참으로 끔찍했을겁니다.
악당이 나타나고 어벤져스가 출동해서 뚜쉬뚜쉬 다 때려부수고 가족은 죽었는데, 히어로들은 정의를 위한 싸움이었으니까 어쩔수 없음 하고 나몰라라 정체도 감추고 사라진다면 내가 민간인이래도 히어로고 나발이고 싫을거 같긴합니다. 아무리 악당으로부터 구해줬어도 말이죠.
솔직히 캡아의 정의로움과 신념, 그리고 그 선택의 이유에 대해서는 이해는 하지만 그것은 영화속 마블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입장이 아닌 스크린 밖에서 지켜보는 관객의 입장에서의 이해일것입니다. 제가 마블의 세계속에 살아가는 시민A이런 상황이라면 캡아보단 아이언맨쪽의 명분에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캡아가 퍼스트 어벤져스와 윈터솔져를 통해서 조직에 대해 불신하는 태도에 대한 이유를 보였다면, 그래서 관객들이 캡아를 이해할수 있다면 토니는 과연 어떨까요?
전작 어벤져스에서 나오죠? 스칼렛위치가 토니에게 환상을 보여줬을때, 토니는 어벤져스가 전멸한 모습을 봅니다. 그리고 정확한 대사는 기억 안나는데 캡아가 토니에게 "네가 우리를 구할수 있었는데..." 이런말을 하고 사망하죠. 이게 아마도 토니가 울트론을 만든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토니는 자신이 과연 최선을 다하고 있나? 내 능력의 한계가 여기인가? 에서 자신을 뛰어넘는 강력한 인류의 우군 울트론을 구상했으리라 봅니다. 물론 실패로 끝났지만, 그 실패속에서조차 그걸 뛰어넘어 자비스까지 갈아넣고 토르의 도움(?)까지 얻어 비전을 탄생시키고야 맙니다.
캡아가 전작들에서 정의로움과 신념 조직에 대한 불신등을 보여줬다면 아이언맨 토니는 점점 더 성장하는 멘탈레기의 노력을 보여주는거 같지 않습니까?
막판에 멘탈 나간채로 버키를 향해 달려드는 토니의 모습은 캡아탓도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페퍼포츠와 별거문제, 아이언맨팀은 워머신을 제외하곤 믿음과 유대관계가 부족한 상황이었던점, 짐작하건데 아마도 토니는 가장 믿었을 캡아가 토니 자신은 믿지 못하고 버키를 위해 정보를 감추고 있던점..... DC세계의 대표적인 멘탈갑인 배트맨조차 극복하지 못한 부모가 잔인하게 살해당한 트라우마등등, 안그래도 멘탈약한 토니가 정신 놓기에 충분했다고 보입니다.
캡아는 버키를 위해서 토니를 거의 배려하지 못한게 맞습니다.
어벤져스1에서 핵미사일이 터질위기에 죽을 각오로 망설임없이 핵미사일을 짊어지고 웜홀을 통과한 토니 또한 정의로운 영웅이었음을 캡아가 너무 과소평가한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캡아가 버키의 입장이었다면? 하고 생각해봅니다. 세뇌되어 살인병기로 살아오다가 정신차리고 피해자를 눈앞에 뒀는데 친구의 도움으로 그 피해자를 같이 후드려패고 탈출할까요?
에 그러니까 결론은.....
이러네 저러네 뭐라고 해봤자 타노스랑 싸우려면 캡아와 토니는 어떻게든 화해해야겠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