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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아동학대가 더해질 때
게시물ID : menbung_562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뉴월같아라
추천 : 12
조회수 : 884회
댓글수 : 51개
등록시간 : 2017/11/26 20:21:48
최악이죠. 

비슷한 사례는 많은데 없는얘기 하나 쓰면 

저희집엔 중학교 때 까지 제대로 된 욕실이 없었어요 . 고등학교 들어갈 때 변기랑 수도에 천장이 생김. 

저 80년대생입니다 

수세식 화장실도 없었어요. 80년대생입니다 


친척집에 놀러가면 항상 목욕을 했어요 

샤워라는 개념이 없었죠 어릴 땐 

목욕탕을 한달에 한 번 가서 때를 밀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가난 하다는 것 만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광경이죠.


어르신들이 본인 어릴 때 힘든 얘기를 저한테 가끔 하시는데

듣다보면 실제로 제 얘기랑 별 차이가 없어서 ... 가만히 듣고 있다가 얘기 하면 

처음엔 안믿으시다가 듣다보면 놀라심요 

부지깽이 아세요. 80년대생입니다. 연탄도 날랐고요..  단칸방에 석면나오는 플레이트 지붕 ... 쥐.... 


국딩때 엄청 부잣집인 친구네 놀러가면 집에 가기 싫어서 되게 오랫동안 놀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머리도 잘 안감고 추운 겨울에 얇은 옷 입고 있는 제가 눈으로 보기에도 티가 났을거 같아요.
매번 제가 올 때 마다 저녁 해 먹이던 친구 어머님이 생각나요. 다 커서 생각해보니 감사하더라구요 



중학교 쯤 되었을 때 부터는 그렇게 다닐 수가 없으니까 이틀에 한번씩 머리를 꼭 감고 갔어요 

고등학교 땐 매일 머리를 감았고요


온수가 잘 안나와서 가스렌지에 물을 데워서 써요

잘 헹궈지지 않으니 그 탓에 두피가 어릴때 안좋았죠.

샤워는 하기 힘드니까 

세수 따로 머리감는거 따로 상반신 따로 하반신 따로 씻어요 


근데

매일 머리감고 자주 씻는다고 혼났어요 

아빠가 한번은 내 앞에서 씻어 보라고 다 큰 딸내미 ..... 

대야에 물을 딱 두번 받게 하더라고요. 하나는 씻고. 하나는 헹구는용. 그걸로 세수 머리감는거 양치 다합니다 .... 

그걸 내눈 앞에서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고등학생 딸내민데 ... 



참고로 그거말고도 폭력 상황이 많았던터라 저건 약과임 




대학교와서 탈출 했어요 

가난 지긋지긋해요

기숙사 생활하고 집에서 탈출 한 뒤로는 그거에 강박증이 생겨서 오히려 너무 씻어서 병이났죠 피부병 ㅎㅎ

지금도 이상한 포인트에 결벽증 있고 알콜로 소독 다하고 너무 씻어서 습진 걸리고 ... 


그래도 정상을 찾아나가고 있어요. 



먹는거야 뭐 ... 

밥이랑 김치만 싸가서 점심시간에 입맛없다 그러고 굶거나 끝나고 상가 화장실가서 혼자 먹었어요 



가난보다 무서운건

부모의 자격지심입니다

가난해도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애쓰는걸 알면. 

아이가 일찍 철 드는건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서로를 위하며 살 수 있어요. 

근데 자격지심과 이기심이 더해지는 순간 세상을 비뚤게 보고 

아동학대와 방임으로 이어지면 

그 아이의 평생에 깊은 상처를 남기죠 ..



아동 학대가 어른 학대보다 더 안좋은건 

정상 사고 방식을 배우기 전에 비뚤어진 사고 방식이 세뇌되거나 학습 되기 때문인것 같아요. 

주눅드는 성격에도 한 몫 하고 .... 



저는 차라리 어릴땐 괜찬았는데. 학교 갈 즈음 부터 가난과 부모의 학대가 시작이 되었던 터라 

그 전의 기억을 되살리고 꺼낼려고 노력했어요. 

근데 처음부터 계속 그랬다면. 정말 아무것도 없는 데서 내 자존감을 찾을 수 있었을까 모르겠더라구요 ... 

적어도 엄청 힘들었을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 계신분들. 힘내세요. 누구도 못해낸 일을 하고 계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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