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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menbung_561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ㅇ0one0ㅇ
추천 : 18
조회수 : 1834회
댓글수 : 50개
등록시간 : 2017/11/24 00:36:29
지금은 없어졌지만 7~8년전 대형 스포츠센터 지하 사우나에서 2년 정도 알바를 한 적이 있습니다.
회원제로 운영되던 곳이었는데 헬스장과 에어로빅, 실외골프장이 있는 규모가 꽤 큰 스포츠센터였습니다.
여탕보다는 조금 덜하지만 남탕 역시 상당히 많은 수량의 수건이 없어지더군요.
오래전이라 가물가물하지만 2~3달에 한번 수백장의 수건을 보충해주지 않으면 수건부족 사태를 겪곤 했습니다. 회사에서 수건을 보충해주지 않으면 세탁실에서 쉴 새 없이 세탁과 건조를 해도 수량을 맞추기 어려웠고
세탁실 할아버지는 수건을 보충해주지 않는 회사를 원망하며 밤 늦게까지 세탁기를 돌리곤 했습니다.
수건이 하도 없어지니까 회사에선 도난방지기구를 설치할 생각도 했었습니다. 근데 그 기계가 생각보다 비싸서 없던 계획이 됐습니다. 아무튼 그 정도로 많이 없어졌습니다.
이런 현상을 겪다보니 자연스럽게 수건이 왜 없어지는지
누가 범인인지 궁금해지더군요.
회원 중에 세차장을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항상 큰가방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의심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확인은 못했습니다.
남자들은 왜 수건을 가져갈까? 나름 추측을 해봤습니다.
자동차 세차할 때 쓰거나 골프채 닦을 때 쓰거나
회원 중에 식당하시는 분도 계셨는데 그 분도 역시 용의선상에 올려 놓고 주의 깊게 살펴보곤 했습니다.식당 행주로 쓰려고 가져갈 수도 있으니..
어떤 분은 그 수건으로 자기 구두를 닦고 버리고 가는 분도 있었습니다.
사우나에서 일하면서 별의별 사람을 다 봤습니다. 이런 일을 하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인간의 밑바닥을 봤습니다.
같은회사 골프장에서도 5~6년 근무했었는데 이 곳에서 겪은 일도 정말 흥미진진한 것이 많습니다. 나중에 시간내서 꼭 써볼 생각입니다.
아무튼 사우나에서 수건 뿐만 아니라 가져갈 수 있는 건 다 없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화장품도 없어지고요. 남이 쓰던 샴푸나 면도기도 가져갑니다.
글을 쓰다보니 그 때 일이 마구 생각나는데 나중에 골프장 이야기랑 시리즈로 올려볼까 합니다.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다보면 진짜 별의별 진상 손님들을 다 만나게 되더군요.
막장 드라마에 나올 법한 진상들 진짜 많습니다. 저는 이런 손님들을 또라이라고 불렀습니다. 직접 접해보면 알겠지만 이런 사람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비상식적인 언행을 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곤합니다.
어쨌든 오늘 결론은.. 남자들도 수건 훔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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