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귤을 참말로 싫어했지
귤먹으면 왜 그 있잖아
한 두개씩 엄청 시디셔서 오만상을 다 찌그러뜨리고
안먹겠다고 투정을 부렸드랬지.
그러면 당신께선 울상인 나를 무릎에 앉히시곤 내 조막만한 귤 세개를 한 손에쥐곤 저글링을 하셨지
어린마음에 그걸 보곤 언제 울상이었냔듯 환하게 박수치며 좋아했드랬지
그렇게 손으로 주물럭주물럭 하신 따뜻한 귤 한조각 직접까다 내 입에 넣어주면
기분탓인지 사랑탓인지 너무너무 달아 또달라고 또 떼를 쓰더랬지
어느덧 그 귤 나오는 계절이 왔는데
쓰디쓴 내 입에 그때 먹은 다디단 귤 한조각도 따뜻했던 무릎 품도
이제는 너무 오래되고 기억조차 가물가물해
다시 맛보고 다시 느끼고 싶지만
잠시 멀리가셔서 함께 할순 없지만
언젠가 먼 훗날 다시만나면
그때처럼 또 귤 하나 같이 잡숫고 싶다.
맛있었다 따뜻했던 다디단 귤
보고싶다 우리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