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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태어난 건 축복이 아니라 낳음당한 겁니다.
게시물ID : society_55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ikinoko
추천 : 1/12
조회수 : 70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0/01/04 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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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부모라는 존재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낳아주고 길러주신 고마운 존재', '우리들을 위해 희생하고 고생한 사람들'
부모는 자식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했고
자식들은 부모가 포기한 것들로 인해 큰 은혜를 입었다.
하지만 저는 부모는 우리들을 낳아주시고 큰 은혜를 베푼 존재가 아니라
우리들을 낳음당하게 만든 이기적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부모를 이기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는 데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부모가 아이를 낳는 궁극적인 이유는 
아이에게 행복한 삶을 선물해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라는 존재를 통해 자신이 행복해지고 싶어서이다."입니다.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뤄 사회에서 어엿한 어른으로 인정받고 싶어서,
우리들이 개나 고양이를 좋아하듯이
귀여운 아이를 키우며 행복을 느끼고 싶어서,
번식이라는 생물학적 본능을 충족시키고 싶어서
그렇게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아이를 낳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할지,
군대에서 상관에게 구타를 당할지,
직장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걸릴지,
다치거나 큰 병에 걸려 고통스러워 할지,
못생긴 얼굴을 물려받아 열등감으로 괴로워할지,
혹은 자기 자신이 아이에게 큰 고통과 상처를 줄지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아이를 낳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삶을 행복이라고 생각할지,
불행이라고 생각할지에는 부모들은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 대신 어른들은 아이들의 감정을 빼앗고 
아이들이 항상 행복해야 할 것만을 강요합니다.
아이들이 세상에 무언가 불만을 가지거나 인생을 불행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아이를 낳은 자기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는 
부모는 무조건적인 희생을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아이를 낳은 것은 결국 본인의 선택이고,
사람이라면 자신이 선택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만약 부모가 자식을 먹여주고 재워주지 않는다면 
국가에서 제공하는 복지제도가 자식을 먹여살려야 할 것이고
그 책임은 열심히 세금을 내는 다른 사람들이 짊어지게 됩니다.
부모가 자식을 똑바로 교육시키지 못 해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양아치나 범죄자가 되면 
그 피해와 책임은 부모가 아니라 전혀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이 짊어지게 됩니다.
그렇기에 부모는 올바른 양육이라는 부모의 의무를 이행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낳고 부모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짊어지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는
부모도 결국 사람이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부모도 사람이다보니 당연히 악한 존재가 될 수 있고
가족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흉악범도 아이를 낳으면 부모가 될 수 있고
사기꾼도 아이를 낳으면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바람을 피우는 사람도 부모가 될 수 있고
가족에게 폭언을 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도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라고 해서 무조건 존경하고 감사해야 한다는 말은
사람이 아이를 낳으면 완전무결한 존재가 된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악의를 부정한다면 이 세상엔 도덕도 법도 필요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세상엔 도덕과 법이라는 잣대가 사람들을 구속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본성은 악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부모라는 존재를 완전한 존재인 것처럼 묘사하고
신성불가침한 성역이라고 말합니다.
어른들은 부모는 자식을 낳아주고 길러주고 사랑해준 은인이기 때문에
자식이 부모에 대해 조금이라도 불만을 가지거나 부모를 험담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어른들이 이토록 부모라는 존재를 찬양하고 성역화하는 이유는
자신이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일 뿐이지만,
저는 살면서 지금까지 부모라면 무조건 존경하고 감사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치고
정말로 도덕적인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 했습니다.
남을 쉽게 속이고, 상처입히고, 법을 어기는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만 도덕이라는 잣대를 들이댑니다.
결국 효라는 것은 부모인 자기 자신을 혹은 언젠가 부모가 될 자기 자신을 
대변하는 이기적인 사상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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