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달 수도권의 모 사단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초병이, 선임병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수류탄을 터트려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이 가혹행위와 총기사고 근절을 위해 선발한 우수전투병이었는데, 제도가 무색할 뿐입니다.
서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4월 5일 새벽 4시 수도권 모 사단에서 설모 이병이 경계근무 중에 수류탄을 터뜨렸습니다.
온 몸에 수백개의 파편이 박힌 채 병원으로 후송된 설 이병은 사경을 헤맸습니다.
<녹취> 윤성현(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장) : "머리쪽 파편 그 다음에 가슴, 복부 전반적인 파편이 다 있었기 때문에 또 폭발 과정이기 때문에 아주 위독한 상태였고요."
하지만 한달여만인 지난 달 12일 설 이병은 기적적으로 깨어났고 군 수사관에게 자신이 당한 가혹행위를 털어놨습니다.
선임병이 상습 구타와 욕설, 죽이겠다는 협박은 물론이고 초소 근무 중에도 안전핀을 제거한 수류탄을 이로 물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설 이병 : "발로 제 이쪽 엉덩이 쪽 이렇게 세게 걷어찼습니다. 걷어차가지고 넘어지고 일어나면 사수가 그렇게 걷어차고 나서..."
지난해 11월, 자원입대한 설이병은 우수 전투병 1기로 선발됐습니다.
우수 전투병은 윤 일병 사건과 GOP 총기난사 사건이후 국방부가 가혹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지만 선임병들의 가혹행위에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군 당국은 설 이병의 선임병을 초병 폭행죄 등의 혐의로 군 검찰에 불구속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