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전세계 SNS에서 확산되고 있는 사진.
'지구를 구한 사나이'라는 제목과 함께, 군복을 입은 남자 사진 아래 '바실리 알렉산드로비치 아르키포프'라는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62년 10월 27일, 아르키포프는 부함장이라는 직위로 소련의 핵잠수함 B-59에 승선하고 있었습니다. 쿠바 미사일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은 이 잠수함이 핵미사일을 싣고 있는지를 모르고, 잠수함 인근에 어뢰(depth charge)를 쏘아댑니다. 잠수함을 수면에 부상시키려는 시도였죠.
어뢰가 빗발치는 위기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잠수함과 모스크바와의 라디오 통신이 끊겨버립니다. 현재 어뢰 공격에 대응해도 되는지, 전쟁이 발발했는지 등 여부를 외부로부터 파악할 수 없는 긴급한 상황이었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당시 B-59 함장은 '핵미사일 발사'를 결정합니다. 전쟁이 발발했다고 판단한 것이죠. 당시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선, 잠수함 내 지휘자 3명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했습니다. 함장을 포함해 2명은 동의했으나, 아르키포프는 발사에 반대합니다. 3명 간에 치열한 토론이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아르키포프는 "발사하면 안된다. 신중해야 한다"며, 함장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합니다.
만약 아르키포프도 발사에 동의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핵미사일이 발사됐을 것이고, 미소간 핵전쟁으로 이어졌을 겁니다. 그랬다면 오늘날 우리도 여기에 존재하지 않았겠지요.
아르키포프만큼 '세상을 구한 사람'이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사람도 드물 것 같군요. 그는 해군 중장까지 진급한 뒤, 80년대 중반 은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