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는 몸에 좋고 맛도 좋은 과일입니다.
특히 칼륨(포타슘)이 풍부해서 과다한 나트륨(소듐) 섭취가 일상인 현대 사회에서 칼륨-나트륨 균형을 맞추는데 도움을 주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 바나나를 먹으면 방사선 내부피폭에 노출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자연 속에 존재하는 칼륨 중 0.01%는 칼륨-40이라는 방사성 동위원소입니다.
그리고 바나나는 동위원소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바나나 안에 포함된 칼륨도 마찬가지로 0.01%는 방사선을 내뿜습니다.
0.1 uSv 이라는 적은 양이지만, 베타파! 내부피폭! 무섭지 않습니까?
하지만 바나나만 안 먹으면 해결되는 걸까요? 바나나만 칼륨 동위원소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모든 칼륨 중 0.01%는 칼륨-40인 것입니다.
이미 우리 몸 안에 들어있는 칼륨 중 0.01%는 방사성 동위원소입니다. 베타파! 내부피폭!
(남자가 여자보다 근육이 많아 몸에 든 칼륨이 더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내부피폭을 피하겠다고 칼륨을 먹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적게 먹는 정도로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 몸은 체내 칼륨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의 항상성 유지 기능 이상으로 칼륨 농도를 떨어뜨리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게 됩니다.
저칼륨혈증의 증상으로는 근력약화, 근육의 경련, 근육의 압통, 감각이상, 전신의 무기력증과 피로 등의 신경근육계통의 증상, 변비, 장 운동 마비와 같은 소화기 계통의 증상, 심방과 심실의 부정맥, 심정지와 같은 심장계통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K+ 농도가 2.0mEq/L이하로 진행되면 근육의 마비 증상이 나타납니다.
먹으면 내부피폭. 안 먹으면 주금.
이 쯤에서 방사성 동위원소를 제거한 칼륨 보충제를 팔 타이밍이긴 합니다만... 하나만 더.
아까 우리 몸 안에 이미 방사선을 내뿜는 칼륨이 있다고 했죠?
그래서 다른 사람과 가까이 있기만 해도 방사선을 받게 됩니다.
다른 사람 옆에서 하룻밤 동안 자는 경우, 무려 0.05 uSv 나 되는 방사선을 받습니다. 바나나 반 개와 맞먹는 양이죠.
솔로 여러분은 하루 8시간 붙어있는 커플보다 바나나를 반 개나 더 먹을 수 있답니다!
재미있으셨나요? 이쯤해서 떡밥을 회수해야겠네요.
전에 한번 떡밥만 던졌다가 '어머나! 바나나가 그렇게 위험한 줄 몰랐어요~ 우리 애는 절대 주지 말아야지' 하고 가신 분이 있어서
아직도 바나나를 못 먹은 아이가 꿈에...
나오지는 않지만 하여튼 바나나는 위험하지 않답니다.
다양한 경우의 방사선량을 비교한 차트를 한번 보시고,
바나나 하나(0.1 uSv)와 하루 동안 자연에서 받는 방사선량(10 uSv),
콘크리트 건물에서 1년간 살 때 받는 방사선량(70 uSv)과 몸 속 칼륨의 1년간 내부피폭량(390 uSv),
1년간 일상에서 받는 방사선량의 총합(자연+X레이 등, ~4,000 uSv = ~4mSv)과 암 발병률이 늘어나는 게 확인된 연간 최저 선량(100,000 uSv = 100mSv)
등을 비교해보세요.
그래도 무서우면... 일본 가야죠 뭐.
음... 마무리를 어떻게...
몸에 좋고 맛도 좋은데 가격까지 싼 바나나 사랑해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