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하는 이들.. 그들이 환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두들 '내가 좋아하는 노무현 대통령님이 돌아오셨다' 고 환호하는 것인가? 그런 이들도 있다. 그러나 모두 그런건 절대 아니다.
우리는 지금 '응징'에 대한 환호를 하고 있다. 그동안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에게 까불던 저 윗대가리들에게 응징의 펀치 두방을 모두 성공적으로 날린 통쾌함에 환호하고 있는 것이다. 똥씹은 기분일 그들을 생각하며 환호하고 있다.
이들은 3월 12일 왜 분노했는가? 대통령이 탄핵된 것 자체에 대해서? 아니다. '그놈들이' 대통령을 탄핵했다는 데 대해 분노한 것이다. 거기에 허울좋게 국민의 뜻에 의한 탄핵이라고 붙이고는 정작 그 탄핵사태 이후의 국민의 의견들에 대해서는 무시 및 조작이라는 매도로 일관했다.
사실 법적 절차상으론 문제가 없던 탄핵. 그들이 뭐 무서울 게 있겠는가? 누가 그들을 응징 할 수 있나? 어떤 이들은 국민의 입장으론 그들을 응징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것에 열이 뻗쳤는지 차량돌진이니 뭐니 극단적 태도를 보이며 이성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그나마 촛불집회 같은거라도 하면 그놈들 눈에 좀 띄고 약간 긴장하려나 했지만 국민 여론이 어떻든, 집회가 어떻든 그들 신변에 영향이라도 있는가? 여전히 기고만장 망언들로 그런걸로는 꿈쩍않는다는 그들을 보고 결국 우리는 분을 씹으며 4월 15일에 좀 더 실질적인 것으로 응징해주자 라고 참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결국 그들을 '무척 씁쓸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과반수 이상으로 기고만장하던 그들의 신변위치를 싹 바꿔준 것이다. 일단은 과반수가 아닌 만큼 이제 그들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직접 우리 손으로 자리를 옮겨 주었다.
그리고 이제 남은 하나. 그들이 끝까지 희망을 가지고 물고 늘어질 수 있었던 탄핵여부. 그것마저 보기좋게 끊어주면 우리는 국민이 이제 너희들에게 어떤 정도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존재인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응징'을 완벽하게 마치는 셈이다.
혹 탄핵이 이루어졌다면 우리는 노무현이란 사람이 파멸한 것보다는 그놈들이 그래도 잘했다고 물고 늘어질 너무나 확실한 핑계거리가 생겼다는 데 대해 분노가 일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들의 마지막 희망까지 밟아줌으로 소위 '아작' 을 내었다. 이제 바라는 건 그렇게 호되게 당했으니 국민 무서운 걸 뼈저리게 느꼈기를 바랄 뿐.
울부짖는 입장의 사람들 중에 계속 무슨 '우매한 다수와 정당한 소수'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이들이 있다. 탄핵 찬성하는 이들의 세력이 반대하는 이들보다 작지만 그래도 이번건 아니다 라는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은 정치에 관심을 끊으라. 저 위에 우리보다 좋은학교를 나오고 정치경력 깊으신 소수의 국회의원님들이 잘 해주실테니 정치에 관여하지좀 말아라.
요 아래 올라온 좆선일보의 미친 사설을 보니 예전 김홍집, 어윤중 등이 민중들에게 맞아 죽은 춘생문 사건, 아관파천이 일어난 때를 빗대고 있더라. 웃음밖에 안나온다. 친일파가 맞아 죽은 것을 예로 들면서 김홍집, 어윤중 등은 '소수파', 민중들은 지금의 '우매한 대중' 이라는 것인가?
말 그대로 친일 성향이라는 것을 티내는 것인가? 그들이 비록 일제의 꼭두각시 내각을 맡고 있었다 하더라도 각 개화 및 개혁에 대한 그들의 뜻은 높이 사서 '정당한 소수' 로 길이 받들자는 것인가? 모로만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되니 일제의 손을 빌든, 국민 뜻 무시한 탄핵의결을 하든 그들의 뜻을 받들어 '정당한 소수' 라 한다?
정말 우습지 않은가. 기득권층의 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그러나 그러한 논리를 가지고 울부짖어봐야 민주주의 제도 아래에서는 모두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번에 보여주었다.
과연 단번에 2타를 얻어맞고 어느정도까지 '다수 국민' 이 무섭다는 것을 깨달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만족하자. 이제는 두달간의 머리아픈 정치 이슈에서 벗어나 이전의 좀 더 여유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