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들이 MBC앞에서 집회를 여는가운데 일부 기자들이 폭행을 당하는 기사와 사진을 봤다. 모임의 주된참가자인 노인들의 사진도 봤다. 그리고 이제부터 우리사회의 '심각한' 노인문제에 대해 얘기하려고 한다.
지난 노무현대통령시절, 국회의원선거철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당시 열린우리당대표였던 정동영씨가 노인폄하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언론, 한나라당, 수구세력, 노인단체들에게 엄청난 욕을 먹었다. 앞뒤전후사정이 젊은이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비교차원에서 한 발언이었지만, 말 그대로 주어, 서술어 다 자르고 오로지 '노인들은 투표하지 말고 쉬셔야 한다'만 부각되어 융단폭격과도 같은 뭇매를 맞았고, 결국 정동영도 여당도 선거에서 무릎을 꿇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때, 정동영은 노인단체 및 수구세력들과 한판 전쟁을 불사하고서라도 우리사회 노인문제에 대해 조금 더 거론하고 논의를 발전시켰어야 했다. 수구세력에 이용당하고 있는 노인들에게는 '이용당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해줘야 하고, 역사인식의 부족과 사회여론에 어두운 노인들에게는 '공부하셔야 합니다'라고 이야기해줘야 한다. 6.25를 겪었다고 해서 21세기 변화된 남북관계개선을 해야 하는 시기에 6.25세대의 무분별한 '빨갱이'콤플렉스를 무조건 이해하고 받아줘야 할까? 젊은시절 우리사회의 중추로서 일해온 경력만으로 사회의 존경받는 어른으로 무조건 대접해줘야 할까? 그저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그들의 자식같은, 손주같은 나이의 젊은이들은 그들의 말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고, 어떠한 비판도 삼가해야 할까?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저절로 현명해지는 지름길이라도 된단 말일까?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오류에도 빠지지 않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知天命을 깨닫고, 耳順이 되며, 從心所欲 不踰矩의 경지에 이르는 걸까?
철없고 방황하는 젊은이에게 냉정한 비판을 해줘야 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이듯 과거에 얽매여 현재의 변화된 사회를 읽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올바른 비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노인들은 그 자체로 비판의 대상에서 벗어나는 성역이 되어서는 안된다. 노인들이 그들을 향하는 비판의 목소리 - 때론 따금할 수도 있는 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사회는 이러한 목소리를 자유롭게 주고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되야 한다. 노인들이 비판의 영역에서 성지가 된다면, 우리 사회는 한쪽 다리를 절며 걸어가는 불구의 상황에서 헤어나올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