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본인은 취사병이 아니었음을 밝히고,
00년도에 입대해서 포천 모 예비사단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음
포천 이동면에 위치한 모연대 본부대 출신인데, 군수과 계원이었음
우리소대는 전부 계원만 모여있고, 소대장도 없었음 (근무소대)
옆소대(본부소대)에는 취사병, cp병, 간부식당병, 주임원사병, 관사병, 1호차 등등 열외병력(?)들만 모아놓았음
내가 군생활 하면서 느낀걸 군대안간 동생들한테 얘기할때 꼭 하는 말이
"취사병 만큼은 절대 하지 말아라" 였음
우리 부대가 좀 오래되서 그런지 모르지만.. 완전 70년대 건물은 아니지만, 좀 구식 막사였음
근데 식당 건물은 70년대 군대라 해도 믿을만한 오래된 낡은 건물이었음
취사장 바닥이 시멘트로 되어서 낡은.. 빗자루질 해도 덜그럭 덜그럭 먼지가 쓸리지도 않는 그런 바닥..
내가 본 취사병들의 일과는 이랬음
눈이오나 비가오나 5명정도 되는 적은 인원으로 새벽 세~네시부터 식당으로 출동해서 연대 주둔지 내 인원들
(아마 통신, 의무, 지원, 본부, 수송 다 합쳐서 식수인원 6~700명 이상)
밥 준비하는데, 잠이 모자란것은 당연하거니와
겨울이면 칼바람 쌩쌩부는 식당한켠에서 새벽부터 출근해서 재료손질에, 청소에, 조리에..
나보다 한달 고참인 취사병 막내 선임은 내 기억에 손이 다 헤져서 (정말임 손가락에 항상 밴드를 10개이상 붙힐 정도로)
손에 낀 까만 기름때는 수송부 정비병들 보다 심했으니.. 말 다했음
인원이라도 넉넉하면 모르지만, 취사분대 내에 간부식당병 2명이 포함되어 있다보니, 항상 5~6명 밖에 안되는 적은 인원만 할당 받았음
토요일 오후랑 일요일 하루종일은 취사병들을 좀 쉬게 해주는 취사지원 제도가 있었음
다른 소대나 다른 중대에서 1~2명씩 취사장에 나가서 설거지, 청소, 재료손질 등을 도와주는 제도였는데
주로 짬안되는 일이등병들이 하거나 부대 정비가 힘든날에는 병장들이 취사장에 짱박히곤 했었음
나도 짬안될때 몇번 나가봤는데, 진짜 학을 뗌..
너무 힘들고, 너무 바쁘고, 너무 위험하고, 너무 손시렵고, 너무 일이 많음
그리고 훈련할때도, 좀 널널한 훈련은 부대에서 밥 지어서 식사추진해서 훈련장으로 보내지만,
대대적인 중요훈련은 훈련장에 가서 밥 함
겨울에, 혹은 초봄에 철원 나가서 훈련뛰는데, 취사병들 일하는거 보면..
칼바람 에이는 훈련장에 물차 데려다 놓고 바람 맞아가면서 밥하는거 보니
돈 받고 하래도 안하겠다 싶었음
다른 보직은 짬차면 좀 풀리는 경우도 있다지만..
취사병들은 왕고쯤 되지 않은 다음에야 무조건 시간내에 밥 빼야하고, 인원은 부족하니 새벽부터 다 달려들어야 하고
다음날 아침 재료 손질까지 저녁에 끝내고 청소까지 하려면
11시, 12시나 되어야 내무반에 복귀함..
내가 군생활 하면서 본 중에 제일 힘든 보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제일 힘든 보직 중에 하나인건 분명함
특히 훈련 나가서는, 통신 가설병과 함께 정말 고생하는 보직임
미필이라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취사병 무시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