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 때 시골에서 살았습니다. 으레 개도 키우고 닭도 키우고 그랬답니다.
개는 당근 풀어서 키우고 닭은 창고 같은데서 키웠습니다. 창고에는 숫탉 한마리가 있었고
암탉 몇 마리가 있었는데 그 숫탉 한 마리(이름을 철이라고 하겠습니다.)가 유독 한 암탉(이름을 순이라고 하겠습니다.)을 좋아 했답니다.
내가 다섯 살이 된 해에 무슨 이유에서 인지 닭 창고로 들어갔고 바로 내 앞에 순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푸드득'소리가 들리면서 철이가 날라와 내 종아리를 쪼기 시작 했습니다.
너무 아파 울면서 창고를 박차 도망 갔고 철이는 쫒아 오면서 계속 쪼아 댔습니다. 내 울음 소리를 들은 어머니가
방에서 뛰쳐 나오셨고 철이에게 쫒기는 날 발견 하시고는 몽둥이를 들고 달려 오셨습니다. 어머니는 철이에게 몽둥이를 휘들렀지만
철이는 겁 하나 안먹고 어머니 얼굴 까지 날아 올라 공격했습니다. 그 광경을 본 우리집 개가 달려왔고
우리집 개는 코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1:3의 싸움을 이긴 철이는 당당하게 창고로 들어 갔고 순이 옆에 꼭 달라 붙어 있었습니다.
그 다음날 어머니는 철이를 못키우겠다고 하시고는 옆집에다 줘 버렸습니다.
그리고 한 이 삼일 '꼬끼오, 꼬끼오'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조용해 졌습니다. 그 다음날....그 다음날도 철이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철이의 안부를 물으러 옆집에 갔다 오셨는데 옆집 아주마니가 하는 말이
"먹이도 먹지 않고 우리집을 쪽을 봐라 보면서 계속 울었어. 힘이 없어서 진짜 우는 거 같이 들리더라고. 그렇게 이삼일 울더니
죽어 버리더라고. 지쳐 죽었지 뭐......"
그렇게 철이는 죽었습니다.
아직도 철이에게 쫒긴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마 철이는 내가 순이를 델꼬 가는 줄 알았나 봅니다. 델꼬가면
당연히 죽으러 가는 거니 그렇게 필사적으로 덤볐나 봅니다. 철이의 순애보는 어머니에게 들은 얘기구요
내 여자를 목숨 걸고 지키는 사랑. 몇일 보지 못하면 죽어 버릴것 같은 사랑.
인간도 왠만하면 할 수없는 사랑. 예전 그 '미사'라는 드라마에서나 가능 할 법한 사랑.
여러분도 예전 그 철이라는 닭처럼 사랑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한 번 태어난 이상 열정을 다 받쳐 사랑하고 목숨 거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