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답답하다.
게시물ID : gomin_5575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VjY
추천 : 2
조회수 : 9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1/22 12:57:09

 

답답해서 몇 자 적어요.

 

2007년 스무 살 때,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너. 마음이 곧잘 맞아서 금세 친해지게 됐고 속에 있는 이야기도 서스럼 없이 나누게 됐다.

그런 너한테는 꽤 오래 사귀다 헤어진 남자친구가 있었어.

그리고 지금 2013년 그 남자는 내 남자친구가 되어 있지.

 

그래, 알아.

내가 너에게는 아주 미안한 짓을 했다는 거.

내가 그 남자와 사귀게 되었다는 이야길 너에게 했을 때 너의 반응이 잊혀지질 않는다.

내가 너무 가볍게 생각했나봐.

이미 헤어진지는 아주 오래 되었고, 너의 곁에도 참 좋은 남자가 생겨서 벌써 3년이 넘도록 예쁘게 연애하고 있었기 때문에

설령 일이 어쩌다 이렇게 되어서 내가 지금 이 남자와 사랑하게 되더라도 쉽게 이해해줄 거라고.

근데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나봐.

 

나에게 배신감을 느낀다는 너에게 나는 미안하단 말 밖에는 할 수가 없었어.

한 대 뺨이라도 맞을 각오하고 너에게 그 이야길 했던건데, 너는 내 뺨을 후려치는 대신 내 마음을 후려쳤다.

SNS 여기저기에 나와 내 남자 친구 얘기를 저속적으로 늘어 놓으며 너의 주변인들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도록 유도하는 널 보면서

나는 생각했어. 네가 많이 속상했을거라고. 속상해서 그러는 걸 거라고. 그래서 어차피 나는 얼굴도 모르는 너의 주변인들이

나와 내 남자친구에게 똥이니 똥개니 걸레니 창녀니 얘길 해도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네 타임라인에 가장 친한 친구라고 믿었던 사람의 정체가 알고보니 걸레였다는 글을 보는 순간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

 

걸레...

너랑 지금 내 남자친구가 어떻게 연애 했는지 나는 모두 알아.

그래서 처음에 몇 번이고 마음을 거절했었어. 과거를 다 아는 사람과 연애할 자신도 없었고 그 사람의 과거 여자가 가장 친한 친구라는 걸

견디지 못할 것 같아서 몇번이고 거절했었어. 근데 나도 사람이라, 너무도 지극 정성으로 나에게 마음을 전하는 이 남자를 뿌리칠 수가 없더라..

그리고 이기적이지만 그런 생각도 했어.

너는 벌써 3년째 중소기업 사장 아들인데다가 자상하고 따뜻한 남자를 만나 남부러울 것 없이 사랑하고 있지 않나.

나는 내 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다신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거라고 이런 상처를 받을바엔 아무도 사랑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매일매일 피눈물을 흘리면서 살고 있는데 이런 나를 누군가가 사랑해 준다는데

그게 설령 너랑 이미 3년전에 헤어진 네 전 남자친구라 하더라도 이미 지난일인데 이 마음을 굳이 거절해야 하나....

 

너에게 말했어.

만약 너의 곁에 새로운 남자가 없었다면 난 죽어도 그 아이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을 거라고.

넌 나에게 말했어.

지금 내 곁에 남자친구가 있기 때문에 이정도지, 그렇지 않았다면 너도 그 남자도 죽여버렸을거라고. 그 남자에 대한 나의 상처와 미움을 모르느냐고...

 

근데 있지.. 네가 나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서운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모두 이해해.

아무리 오래된 일이고 현재 너의 곁에 다른 남자가 있다 하더라도 너와 사귀었던 사람이 친구와 만난다는 건 기분이 영 좋지는 않을 일이라는거.

근데 너는 네 잘못을 정말 지금까지도 하나도 모르고 있잖아... 나는 그게 너무 답답해.

왜 이 사람이 너와 만날 수 없었는지, 너와 헤어져야 했는지 너는 모든걸 이 남자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는게 답답하다.

너만 사랑했고, 너만 간절했고 이 남자는 너에 대한 마음이 손톱만큼도 없었다고 치부하는 네가 밉기도 해.

 

나는 너희 둘 모두와 친구였고 너희 둘 모두의 이야길 들었어. 정말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너희 둘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들을 알아.

그런데 너는 항상 증오와 미움 뿐이야.

오히려 몇번이고 마음과 몸을 배신한 건 너였는데 도무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준건 너였는데

그 배신과 상처를 받은 이 남자는 그래도 너와 함께한 시간이 좋았다고 행복했다고 좋은 추억이라고 말하는데

너는 벌써 4년이 지난 그때의 이야기를 자꾸만 들먹이며 나에게 우습지 않냐고 물어. 너도 곧 내꼴이 날거라고 말해.

너도 곧 나처럼 처절하고 비참하게 버려질거라고 나에게 말해.

그럴 때마다 나는 화를 내야 할지 널 다독여야 할지 같이 내 남자를 욕해야 할지 모르겠어.

가끔은 니가 무섭기도 해. 이 남자를 만나며 눈돌렸던 얘기, 다른 남자와 몸을 섞었던 얘기, 그리고 그보다 더한 얘기도 나에게 다 털어 놓은 네가

오로지 너는 이 남자를 사랑한 죄밖에 없노라고 그 사랑 때문에 네 인생이 망가졌고 꼬였다고 그렇게 외치는 네가 무서워.

그리고 더 무서운건 너와 내가 친한 친구라는 이유로, 이 남자가 나에게 자기도 모르는 새에 나에게 버려질까봐 나에게 배신당할까봐

두려워 하고 무서워 한다는 현실이 더 무섭고 슬퍼.

 

모르겠어..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인연을 시작했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힘든거겠지. 내가 한 선택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

그리고 내 잘못도 모두 알아. 네가 나한테 서운한거 나로인해 상처받은거 다 알아...

모든걸 감수할 생각이야. 네가 나에 대해 어떤말을 하고 다니건, 내 절친들과 이간질을 시켜 나를 따돌리던 나는 모든 걸 감수할 생각이야.

너에게 나는 죄인이니까..

근데 다만.. 더 이상 너의 모든걸 사랑하고 너의 모든걸 용서하고 그리고 끝내는 그런 너에게 버려져야 했던 이 남자의 마음이

진심이 아니었다고 거짓이었다고 말하는 건 멈춰줬음 좋겠어. 다른 누군가한테 얘기하는 건 괜찮은데 적어도

너의 모든 만행을 알고 있는 나에게 만큼이라도 멈춰줬음 좋겠어. 네 얘기를 들으며 동조할 수 없는 내가 너무 슬퍼.

그리고 동조해주지 못하는것에 대해 미안해 하는 스스로가 내 남자에게 미안해.

 

제발... 네 감정에만 빠져서 네 감정만 생각하느라 타인의 감정은 짓누르는 과오를 더 이상 반복하지 말아줘.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