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지겨운 예비군 통지서.
그나마 하루인 걸 감사하며 입소했습니다.
요즘 트렌드는 한 10명 정도씩 조를 짜고 8개 가량의 코스를 빠르게 완수하면 조기퇴소를 시켜주는 방향으로 간 것 같아요.
원래 퇴소시간이 6시라면 조기퇴소를 받으면 4시?
어짜피 탱자탱자할 예비군 보는 현역 분들 입장에서나
지겨운 예비군 빨리 끝내고 집에 가고파 하는 예비군 입장에서나 서로 윈윈인 셈이죠.
다만 오늘의 악운은... 왜 사람이 5명 모여있으면 뿅뿅뿅이 한 명은 있다고 하죠?
10명 중에 9명 [저포함^^] 은 다들 열심히 해서 조기퇴소를 노리고자 의기투합했는데
제 앞 번호인 네댓살 많은 아조시 한 명은 바쁜 것도 없는 지 심드렁 하더라구요..
그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현역병 분들이 방탄 헬멧 쓰라고 몇 번을 말해도 들은 척 만 척 딴청피우고
교관님이 설명하실 때는 발 밑의 개미나 죽이며 시간 보내다가 정작 실습 시간에는 자기가 해야 할 일 못 해서 전체 빠꾸...
제가 어지간하면 나이 많은 사람에게는 깍듯하게 대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좀 열 받아서 뭐라 하니까 그 때만 잠시 빠릿하다가 또 그러고...
다들 조기퇴소는 물 건너 갔나 싶어서 전만큼 열심히 하지는 않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예비군 부대에 입소할 때는 핸드폰을 반납하는 게 일단은 규칙이에요.
그게 융통성이 있느냐 라는 문제는 일단 차치하더라도 반납이 원칙, 그리고 적발 시에는 무조건 퇴소거든요.
하도 예비군들의 핸드폰 사용이 빈번히 목격되니까 나름의 강수를 둔 건데요.
점심을 먹고 교장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이 아조시가 핸드폰을 꺼내서 게임을 하는 거에요?
참 체력도 좋다 난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힘든디 하면서 별 생각 없이 보고있는데 뒤에서
"거기 예비군! 핸드폰 사용했죠?"
바로 점심 먹기 전에 이 불량태도의 아조시 떄문에 좀 열받으셨던 교관님이 핸드폰 사용하는 걸 발견하고 부르신 거에요.
그러면서 뛰어올라오시는데 와 최소 40대는 되보이시는데 무슨 경공술 쓰시는 줄 산을 후다다닥 올라오시던데
그 와중에 주머니에 넣고 감추더라구요. 그러면서 안 썼다고, 저 보면서 "저 핸드폰 안 썼죠?"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마냥 보는데
거의 척수 반사마냥 "아뇨 쓰셨는데요?"가 나와버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은 예비군이니까 좀 봐줄 만할 것도 같은데 워낙 밉상으로 행동하니까 감싸주고 싶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절반은 했던 활동이 전부 무효되고 바로 퇴소조치 되더라구요? 진짜 퇴소하나 했는데 정말로 퇴소를 시켜버리네요.
그리고 남은 9명은 똘똘 뭉쳐서 사람이 몰리지 않는 교장을 전략적으로 노려서 클리어했고 [사격 우수!!]
4시가 되기 10분 전에 활동 내역 보고하고 빠르게 조기퇴소를 할 수 있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예비군 훈련이 정말 이게 도움이 되기는 하나 싶기만 하고 시간만 버리는 것 같아 별로 호의적으로 보진 않는데
그마저도 또 다시 해야 할 그 아조시를 생각하니... 이러면 안되지만 개꿀잼!! 속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