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에 앞서
우선 제멋대로 글을 올리고,
제멋대로 중간에 끊고,
제멋대로 다시 글을 써서
짜증을 불러일으킨 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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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글 처럼,
그 빌어쳐먹을 일이 있던 날부터
저와 홍조의 지긋지긋한 인연은 시작되었습죠.
어느정도 접촉성 피부염이 잡히고 나서
다시 그 신사동에 있는 피부과에서 레이져 치료를 받게 됩니다.
(근데 원래 비포-애프터 사진 찍나요?
아니아니, 찍는건 그렇다 치고,,
왜 저는 비포 밖에 안 찍었을까요..ㅠㅠ)
2차 레이져 치료를 하러 갔는데
의사쌤께서 1차 치료를 하고나서 피부염 치료하느라 공백이 너무 길어졌으니
3차까지가 아닌,
5차까지 받는게 좋겠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대부분 최소 5회에서 10회정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레이져라는게 좀 비싼 녀석이어야 말이죠...
그래서 그냥 원래대로 3차까지 받겠다고 했어요.
무튼,
2차 레이져 치료를 받고,
3차까지 마치고,,
저는 홍조가 레이져치료로 쉽게 없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새키 홍시녀석이 아침에도 화를내고, 점심에도 화를내고, 저녁에도... 밥 먹을 때도.. 목욕하면 극대노 상태였어요.
그 때부터 생전 안하던 검색을 하기 시작합니다.
녹색창에 홍조치료를 치면 90퍼센트는 레이져, 10퍼센트는 천연비누 광고가 뜰 뿐,.
실제로 좋아진 후기가 별로 없더라고요.
뭐 그래도 일단 후기니까 봐야지....하면서 레이져 치료 후기들을 씹어먹기 시작했어요.
평소 귀가 얇지 않다고 자부하는, 귀때기가 두꺼운 징어지만...
'그래, 내가 받았던 엑셀브이는 효과가 별로 없었지만,
이름도 삐까뻔쩍한 [5G옐로우 레이져]라면 홍시새끼를 없애줄거야!'
'후기 사진 봐봐! 대박인걸? 당장해야겠어!'
....라는 망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리하여 이번엔 강남 한복판에 있는 피부과를 찾아갔더랬죠.
역시나 5회에 얼마, 10회에 얼마... 라는 영업만 실장이라는 분이 할 뿐
정작 의사쌤은 얼굴도 비추지 않더라고요.
(신사동은 그래도 의사쌤이랑 면담했는데!!)
그래서 의사쌤하고 얘기하고 싶다고 하고,,
쌤과 면담을 하고,,
시간은 흐르고,,,
어느새 결제하고,,
영수증을 소중히 간직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
3회 받았어요.
갈 때마다 레이져 시술 끝나면
차가운 팩.( 아이스팩이 아니라 얼굴에 차가운걸 치덕치덕 발라줘요)을 마지막으로 해주는데
레이져 덕분인지, 그 팩 덕분인지
확실히 하고 난 날은 홍시녀석이 화를 덜 내더라고요.
문제는 회당 텀이 2주였는데,
시술 받고 다다음날이면 또다시 얼굴이 빨개지고 열감도 오히려 더 올라오는것 같았어요.
자려고 누우면
이마 부근 공기가 따뜻해진다는 느낌을 받을정도....라고 표현하면 못 알아들이시겠죠?;;ㅎㅎ
총 3회가 끝나고....
네.
한!개!도! 달라진게 없었어요.
제 피부가 레이져를 무시할 정도로 튼튼하진 않은것 같은데,,,
그렇다고 가짜 레이져는 더더욱 아닐텐데..
효과가 전혀 없더라고요.
이때부터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기 시작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 얼굴만 보이고,
얼굴 하얀 사람들 보면,, 아 ,,, 나도 저랬는데,,, 이딴 생각만 들고
누군가와 말을 할 때에도
'나 지금 얼굴에 홍시새끼 왔나?'
라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그지경이 되니,,
감정홍조까지 생겨버린 것 같더라고요.
최악이었어요.
그래도 오기가 생겨서 그래, 내가 이기나 네가 이기나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단! 레이져는 꺼져!
그렇게 레이져를 제외하니,,
남는건 비누;;;;; 와 한의학이더라고요.
평소 어머니께서 갱년기 때문에 종종 가는 한의원이 있었어요.
마침 어머니께서 한약 지으러 가신다기에 같이 갔죠.
제 차례가 와서,
진료실에 누으니 의사쌤께서 진복을 하시면서 제게
'어우 간이 상당히 안좋으시네요'
'평소 술 많이 마셔요?'
라고 하더라고요
옆쪽에 어머니께서 계셔서 개미목소리로(거의 복화술)
'매일 마셔요....' 라고 이실직고했죠....
제 증상은,
간이 상당히 좋지 않고, 간에 열이 많고, 상한하열이어야 하는 몸이 상열하한이 되어있다는 거였어요.
두달 치 한약을 짓고,
침을 맞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바늘 무서운데.....
그래도 남자답게
(실은 간호사가 예뻤어요)
'어우 그럼요~ 저 침 맞으러 왔어요~껄껄'
이라는 미친드립을 하며 누웠어요.
..
....
총...
스무개가 넘는 쇠로만든 뾰족한 것들이 몸에 박혔어요......
발가락 끝에도 침이 들어가더군요...ㅎㅎㅎ
충격이었어요.
그리고 따뜻한 돌덩이 같은걸 배에다 놓고 15분 가량 있었어요.
진료를 끝내고 집에 와서
볼일을 보려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어???????
매일 보던 그지같은 홍시가 확!실!히! 옅어져 있었어요.
(저 사이비 아니고, 한의학 종사자는 더더욱 아니고, 영업맨도 아닙니다)
그래! 침이다!!!!
아마 제가 그리스인이었다면 유레카를 외쳤을게 분명해요.
그때부터
2주~3주일에 한번씩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어요.
물론, 지은 약도 같이 먹었죠.
더하기,
술을 일주일에 여덟번 먹던걸,
일주일에 많아야 한번 정도로 줄였어요.
이게.. 벌써 일년이 넘은 일이네요.
지금요?
제 피부인생에 있어 역사적이었던 그 날이 있기 전보다는 덜하지만,
홍조도 거의 없어졌고,
(그래도 아직 목욕탕 갔다가 나오면 살짝 빨갛더라고요. 건식이든 습식이든 사우나는 절대 안들어가요)
피부도 나름 튼튼해져서 로션도 잘 바르고, 술도 가끔이지만 잘 마시고, 잘 살고 있답니다. ㅎㅎㅎ
그리고 겨울에는 꼭꼭 마스크 혹은 목도리를 하고 다닙니다.
아,
로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뷰게보면 인생템 인생템 그러잖아요?
저도 한참 고생할 때 로션을 열개가량 써봤어요.
산것도 있고, 지인이 준것도 있고, 어머니께서 좋다시면서 가져다 준것도 있고...
그런데, 모조리! 싹 다!
바를 때마다 미칠듯이 따갑고, 빨개지고 해서 죄다 못쓰고 다 나눠줬어요.
그러다 찾은 제 인생템이 있어요.
업체명이랑 제품명을 언급하긴 좀 뭐한데,
제 경우에는 비싸고 좋은 로션은 죄다 안맞았던 반면
로드샵제품 중 저렴한 쪽에 속하는 로션이 딱 맞더라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주구장창 그것만 발라요.
가끔 다른거 바를 때도 있긴한데 바르면 조금 따갑더라고요 ^ㅁ^
뭐.......
어떻게 끝을 맺어야 하나.....
피부염 & 홍조 극복 후기라고 거창하게 타이틀을 달아놔서,
혹해서 들어오신 징어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리며,
아울러 저같은 있으신 피부와 마음의 트러블이 하루빨리 치료될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별 내용 없어서 미안해요.
셀프 요약.
1. 유통기한 지났거나 따가운 팩은 버리자.
2. 겨울에 목도리를 꼭 하자.
3. 따뜻한 버스에서 자지말자.
4. 일주일에 술을 여덟번 마시지 말자.
5. 접촉성 피부염엔 식염수 세안이 좋다더라 (작성자 기준)
6. 안면홍조엔 한의학 처방( 특히 침!) 도 괜찮다더라 (작성자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