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다보면 군복이 눈에 많이 띈다.
그렇게 군인들을 보고있자니 문득 7년 전 휴가를 나왔을 때 일이 떠올랐다.
병장때 후임 한 명과 휴가를 나온 나는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실에서 TV를 보던 중 옆자리에 계시던 말쑥한 차림의 중년 여성분께서 갑자기 우리에게 말을 거셨다.
"짐좀 맡아주시겠어요?"
나는 무표정하게 있었고 후임은 그러시라며 그 분의 가방이었는지 캐리어였는지를 옆자리에 놨다.
다시 TV를 보던 중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중년 여성분이 다시 나타나셨다.
검은 비닐에 든 빵과 우유와 함께...
지금 생각해보니 그 중년 여성분은 그냥 자식같았던 군인 둘에게 빵과 우유를 사다줄 핑계가 필요했던 것 같다.
난 왜 이걸 알아채는데 7년이란 시간이나 필요했던 걸까?
내가 고마움을 잘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내 주변 자리에도 군인 둘이 보였다.
들고 다니기에 무겁지도 그리 중요한 물건이 들지도 않은 내 가방이지만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짐좀 맡아주시겠어요?"
그리고 화장실에가 거울을 한번 보고 손을 씻은 후 매점에서 빵과 우유를 샀다.
고맙다고 말하는 군인 뒤로 나는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알아주길 바란건 아니지만 만약 그들도 알게된다면 먼 훗날 터미널에 앉아있는 군인에게 빵과 우유를 건내고 있지 않을까란 상상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