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재수 수능 보고 오던 날
우울하게 집에 짜져있는 날더러 들으라는 듯
동생은 전화기를 붙잡고 아주아주 크게 떠들었다
'이번 수능 존나 쉽던데?'
'외국어 90점 밑으론 병신이야 ㅋㅋ 한강물에 빠져 죽어야 됨'
'이걸 문제라고 냈냐 못푸는게 븅신이지'
그 이후로도 재수생 병신새끼론을
내 앞에서 끊임없이 펼쳤고, 펼치고 있고, 펼칠 것 같다
이번에 동생도 수능 망했으면 좋겠다
아니, 적어도 나보다는 못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