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듬성듬성 자리 넉넉한 지하철
내 옆자리에 누군가가 털썩 주저 앉는다
퇴근길 직장인 냄새,
누군가는 고단한 하루의 땀냄새가 나고
누구는 하루의 피곤을 잊게 하는 술 냄새가 나고..
진짜 웬만하면 쩌는 담배냄새 말고는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아 간다
나도 피곤하니까, 힘든 하루였으니까
근데..
난다...
냄새가...
술냄새 담배냄새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쉰 냄새,
삶은 달걀이 썩은 냄새처럼 속을 울렁이게 하는 냄새가 ㅠㅠ
귀찮아도 자리를 옮긴다
그랬더니...
째려보며 따라온다
하필 또 옆자리가 비었네
속이 울렁거려서 말도 못하겠고
최대한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옆옆자리 남자도 일어난다
어우.. 소리를 내며 인상을 찌푸리고 일어난다
내 옆자리 여자분도 일어난다
마침 건너편 통로옆자리가 비어 자연스럽게 자리를 옮긴다
환승역이라 다행이다
자리가 다 찼는데 한 군데만 휑하다
근데 주인공은 왜 그런지 모른다
옆자리에 앉았다 일어난 사람들만 노려볼 뿐
아무도 말을 하지 못하고, 상처받은 사람만 남는다
근데 너무 냄새난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