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 공중화장실의 닫힌 뚜껑 안에 그것이 있을 것인가 없을 것인가.
누군가 변기에 똥을 싼 뒤 뚜껑을 덮었다. 변기는 이제 시각적으로 완전히 차단되었다.
시간이 흐른 뒤 내가 가서 변기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진
앞사람이 물을 내려서 완전히 깨끗한지
내렸지만 막혔는지
이미 역류했는지
아예 내릴 생각도 안했는지
싼 위에 어떤 새끼가 또 싸놔서 무데기가 쌓여있을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확인할 방법은 단 하나. 뚜껑을 여는 법. 그러나 그러고 싶기엔 나의 용기가 부족하다.
따라서 저 변기 속은 똥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불확정성 상태를 유지하는 불확정공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