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이대호 기자] "저 쪽에서 무너져서 우리가 이겼지."
홈에서 LG에 3연패 일격을 당했던 KIA가 부산 원정길에서 롯데를 상대로 1승을 거두고 한숨을 돌렸다. KIA는 4일 사직구장에서 가진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 김진우의 6이닝 2실점 호투와 이범호의 쐐기 투런포를 묶어 7-2로 승리를 거뒀다.
연패를 끊은 덕분인지 5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KIA 선동렬 감독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선 감독은 "롯데 선수 세 명이 도와줘서 이겼다"고 했다.
롯데는 전날 경기에서 세 차례 범실을 범했다. 3회 포수 강민호의 실책, 5회 황재균의 주루사, 그리고 6회 손아섭의 주루사가 있었다. 선 감독은 "민호가 병살이 될 뻔한 상황에서 실책으로 우리에게 점수를 줬다. 그리고 5회에도 황재균이 3루에서 아웃되는 바람에 실점이 적었다. 무사였기 때문에 결정적인 상황이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특히 선 감독은 "이범호의 두 점짜리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3-2에서 5-2로 도망가면서 이길 수 있겠다 싶더라"고 덧붙였다.
KIA 더그아웃과는 달리 롯데 더그아웃은 자책으로 가득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전날 6⅓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이재곤을 두고 "공은 잘 던졌다. 그저 운이 없었고 실투 하나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주루사를 했던 황재균과 손아섭 역시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황재균은 5회 3루까지 뛴 것은 펜스에 공이 박히는 걸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김 감독은 "재균이가 처음에는 2루 까지만 생각하다가 뒤늦게 가속을 해서 아웃됐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손아섭은 안타 3개를 쳤지만 주루사에 병살타로 아쉬움이 더 컸다. 그는 "어제 약이 올라서 잠을 못 잤다"면서 아쉬운 듯 힘차게 방망이만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