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람들은 도덕을 서로가 서로를 해치지 않기 위해 만든 약속으로 간주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믿음을 존중하는 것이 도덕적인 것이고, 타인의 믿음을
부정하면 그 사람의 가치관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도덕한것이 된다.
그러나, 이 대전제 -도덕은 인간이 만든 것- 이 맞는 것일까?
분명히 서로가 서로를 해치지 않아도 부도덕한 행위는 존재한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사람이 미워 속으로 마음 껏 난도질한다 하더라도 실제로
죽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 행위는 분명히 부도덕한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른 것
-가식 또는 위선-은 부도덕한 것으로 인정되어 왔다. 완벽하게 도덕적인 인간
즉, 겉과 속이 다르지 않으며, 모든 생각과 행위가 도덕적인 인간 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이 스스로 감당할 수 없고 그 기준에 다다를 수도 없는 '도덕'을 발명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인간이 자기의 파멸을 초래하는 것을 만들어 낼리가 없는 것이다.
동, 식물은 우리가 말하는 도덕이 없이도 잘 생존해 왔다. 그러므로 이 도덕은 인간이
생존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도덕은 절대로 합의로 만들어낼 만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 합의내용이
전적으로 인간에게 불리하며, 인간은 무조건적으로 이 도덕에 의해 죄인으로 낙인찍어질 수
밖에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즉 인간이 자기를 무한히 저열한 상태로 만드는 도덕을 만든
것이 아니고, 도덕의 기준이 되는 무엇인가가 먼저 존재했고, 거기에 인간은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