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저는 비전문가고, 같은 환자 입장에서 예측일 뿐이므로 맹신하지 마시고 환자 입장을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1.강박증상 집에 들어가기 전에 통과의례일 수도 있고, 그 짓을 해도 이 남자가 넘어가주어야 안심이 되는 복잡한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더 심한 경우 경우의 수가 몇 백개인 코스를 완료해야 만족합니다. 본인도 잘못이란걸 알지만 그걸 하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고통이 옵니다. 경중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고통은 냄새나는 화장실에서 똥을 손으로 치워야 하는 느낌, 바퀴벌래가 날아서 내 코에 앉았는데 손이 묶여있는 기분과 유사합니다.
2.치매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옮기는 부위가 손상되거나, 약물이나 스트레스등 다양한 요인으로 저하된 경우입니다. (1호 옆옆이 내 집이다)라고 배웠는데 1호까지만 기억에 남아 자기 집으로 착각하는거죠. 문제는 인간은 기억을 자동완성시켜서, 그 기억이 완전하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이 경우 환자는 분명 내 집 비밀번호를 눌렀는데 비번이 바뀌어있고, 왠 남자가 나와서 적대적으로 대하는걸로 보일겁니다. 상황을 이해하고 나서는 자기 잘못인걸 알지만, 이걸 다시 잊게 됩니다. (단기기억에서는 사라지는데 장기기억에 정보를 옮기지 못했으므로) 하지만 부정적인 기억은 남아서 계속 강화됩니다.
3.불안증상 환자가 지나가다가 1호실을 보게 됩니다. 자기 집이 아니란 생각을 합니다. (여기까지 정상) 그런데 갑자기 '내 기억이 정확한걸까? 착각하고 있어서 잘못 기억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생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런 생각이 든다는 사실 자체가 내 뇌가 손상된거야!' '음식을 잘못먹어서 이렇게 뇌가 망가졌어!' 등등 이런 오판과 상상이 수십가지가 떠오릅니다. 문제는 이런 생각이 기괴하고 비이성적이란걸 알면서도 불안감은 현실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불안을 계속 가지고 가느니 한번 비밀번호를 눌러보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기 집 번호를 누른다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너무 불안해서 정상적인 사고가 마비되므로) 비밀번호가 틀려서 잠시 안심이 됩니다. 그러나 곧장 내가 잘못누른게 아닐까 싶어 극심한 불안이 느껴지고, 다시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나중엔 원래 거주자가 문을 열자 소스라치게 놀라는데, 이 사람이 날 해치려는건 아닐까? 표정이 화나보였어!라며 불안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그 결과 다시 행동을 반복해서 거주자가 날 해치려는 의도가 있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나중에 증상이 심해져서 이성적 판단이 안되거나 상상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되면 망상장애나 조현병, 편집증이 됩니다
4.성격장애 저 남자는 나에게 반한거 같습니다. 그런데 관심을 보이는 행동은 하지 않으니 분명 남자가 겁을 먹었다고 판단이 됩니다. 그러므로 내가 먼저 관심있다는 표현을 해주면 그 남자가 메달릴거 같습니다. 하지만 나는 너무 잘났거나, 특정 이유가 있어서 대놓고 웃어주기엔 격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적당히 집을 착각했다는 핑계거리가 있는 행동으로 어그로를 끕니다.(...) 이게 부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도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못하고 외부에서만 이유를 찾습니다. 그 결과 또 어그로를 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