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임기 중에 젊은 여성들의 성상납을 받았다고 한 발언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3부(고의영 부장판사)는 8일 박지만(56)씨가 주진우(40) 시사인 기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같은 판단을 반영해 주씨가 물어야 할 손해배상금 액수를 1심의 5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낮췄다.
재판부는 "주 기자가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다른 곳에서도 상당한 의혹이 제기됐고 비슷한 취지의 자료도 많이 나와있다"며 "이런 현대사 사건은 의견과 논쟁을 통해 사실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주 기자의 발언은 이런 진실 규명의 과정 중 하나이기에 위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의 이같은 결론은 고인과 유족의 인격권이 침해됐다고 인정한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다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일 방문시 서독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는 주씨 발언 관해서는 "일시적인 착오로 인한 언급이었고 발언 뒤 즉시 트위터 등에 정정하는 글을 올렸다고 해도 이에 관한 책임을 지지 않을 수는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한 배상 책임을 200만원으로 정했다.
주씨는 2011년 10월 '박정희의 맨얼굴'이란 책의 출판기념회에서 "대학생이나 자기 딸뻘 되는 여자를 데려다가 저녁에 이렇게 성상납 받으면서 총 맞아 죽은 독재자는 어디에도 없다"며 "남겨놓은 재산이 너무 많다. 육영재단, 영남대, 정수장학회가 있는데 그게 한 10조가 넘어간다"고 말했다.
이러한 강연은 신문기사로 보도되거나 인터넷을 통해 유포됐다.
이에 박지만씨는 허위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박 전 대통령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주씨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