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사 드리고 사진도 안 찍고 부대 복귀해서 같은 모델 인터넷에서 찾아서 올림 ㅠㅠ
(하사 나부랭이임 ;;)
저희 엄마는 제 친어머니가 아님...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인가 처음 만났는데...왜 저런 여신(?) 같은 분이 우리 아빠랑 같이 있나 싶었음...
동네 피자가게에서 만났던 것 같은데, 어쨌든 그게 우리 첫만남이었던 것 같음...
지금까지 이야기하자면 너무 길고...
우리 아버지가 좀 이상한 사람임...엄마한테 옷 사주거나 돈 쓰는 걸 아주 아주 싫어함...;;;;
형도 아빠 닮아서 엄마한테 고마워하기는 하는데 나처럼 광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음...
나? 엄마가 나한테 어떤 은혜를 베풀어줬는지 알고 있음...아주 잘...
그래서 남자만 세 명인 우리 집에서 딸 노릇을 해왔음...엄마랑 어디 다니는 거 정말 좋아하고, 수다 떠는 거 좋아하고 ㄷㄷ
그러다가 이번에 휴가를 나왔는데 엄마가 꼭 목욕탕에 가져갈 법한 가방을 들고 다니시는 거임;;
거기에 병원비 때문에 돈 아낀다고 만 원짜리 구두 샀다고 하시고....
(어머니가 전에 암에 걸리셨는데 치료는 됐는데 아직 완치는 안 됨...그래서 검사비라든지 많이 나옴...)
휴가 2박 3일 동안 엄마랑 백화점만 다녔음 ㅋㅋㅋ;;
첫날인가 롯데백화점 돌아다니면서 밥도 먹고 생과일쥬스도 먹고 구경하면서 내 옷 좀 사고...
(내 옷도 근 몇 년 만에 산 것 같음 ;;; 하도 입을 게 없어서 ㅋㅋㅋㅋㅋ)
하다가 '에트로'라는 곳에 갔음...엄마 말로는 저게 명품 중에서 좀 싼 편이라고 했음 ㄷ
엄마 말로는 명품 가게 일하는 사람들은 딱 보면 '살 사람'인지 '구경만 할 사람'인지 안다고 하던데...
아마 우리 모습은 누가 봐도 '구경만 할 사람'이었던 것 같음 ㅋㅋㅋㅋㅋ
그래도 나는 여윳돈이 거의 백 만원 있었기 때문에...무리해서라도 하나 사 드리려고 했는데...
이건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 90만 원입니다....이거는요? 120만 원입니다...;;;;
그러다가 거기 매니저로 보이는 분이 어떻게 아들이랑 같이 오셨냐고 물으셨음..
그러니까 엄마가 얘가 군인인데 휴가나와서 엄마 백이 이렇게 후줄근한 거 보고 하나 사준다고 해서 왔다고 했음...ㄷ
나는 옆에서 맞장구친답시고 '제가 저희 어머니를 아주 사랑하고 존경하기 때문에...'뭐 이런 식으로 말했음 ;;
내 입으로 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구라가 아니라 레알이었음 ㅋㅋㅋ
근데 갑자기 매니저의 표정이 확 달라지면서 엄마를 존경스러운 눈으로 보는 거임;;;
(나중에 엄마한테 들은 말임...나는 그때까지 상황 파악 불가능 ㄷ)
어떻게 아들을 키우면 이렇게 키우냐고...막 감탄을 했음...(난 그냥 예의상 하는 말인 줄 ;;)
결국 구경만 하고 나왔는데...직원들 다 밖으로 나와서 인사를 함...
나는 뭥미...딴 가게는 그냥 안녕히 가세요만 하는데 왜 다 나와서 저래...부담스럽게 ;; 이렇게만 생각했는데...
나중에 엄마가 나보고, 저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너 덕분에 엄마가 그런 대접도 받아본다고...막 고마워하셨음...
그떄 내 심정이 어땠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음...최근 우울했던 엄마 표정이 그렇게 밝아보이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에트로 매장의 그 매니저분한테 정말 감사드리고 싶음...;; 보통 명품 가게에 직원들도 자기가 명품인 줄 안다는 식으로 막 까지 않음?
근데 그 매니저분은 진짜 명품가게에 어울리는 명품이었던 것 같음...그리고 또한 명품인 우리 엄마를 알아봤음 ;;
(사실 우리 엄마가 어릴 때부터 양갓집 규수였는데...우리 아빠 만나면서부터 이 신세임 ㅠㅠ)
결국에는 휴가 복귀하는 날, 엄마랑 MCM매장에 가서 68만 원짜린가 위에 있는 백을 사 드림...
근 몇 시간 동안 고민고민하면서 산 거임 ㅋㅋㅋㅋ 엄마랑 나는 MCM 왕관 무늬 가득한 백은 좀 이상하다고, MCM인데 MCM 같지 않은 백을 골랐음 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사람들은 다 MCM무늬 가득한 것만 사던데 ㅋㅋㅋ 엄마랑 나는 우리가 특이한건갘ㅋㅋㅋ 하면서 웃었음 ㅋㅋ
(MCM 무시하는 게 아님...;; 독일 태생의 명품브랜든데 ;; 엄마한테 배웠음 ㅋㅋㅋㅋ)
그리고 내 돈 조금 보태서 엄마가 내 지갑도 사주심...ㄷ
킹스웨인가 하는 인터넷에서 파는 싸구려 지갑 쓰다가 15만 원짜리 지갑 쓰게 됨..;;;
워메 ;; 사진 크다 ㄷㄷ
우리 형은 지갑 잃어먹는 일이 다반사인데...나는 내 인생의 첫 지갑(싸구려 지갑들 제외하고 ㅠㅠ)인 이 녀석을 평생 간직할 거임...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엄마한테 받은 선물이기 때문에...
형들...백화점에 꼭 물건 사지 않더라도...엄마랑 같이 수다 떨면서 백화점 구경 한 번 해보는 거 어떻슴??
아마 아주 좋아하실 것임...가서 구경 좀 하다가 배고프면 거기서 밥 먹고(백화점 밥이나 바깥에서 먹는 밥이나 비슷함...;;)
생과일쥬스나 뭐 그런 거 하나씩 사서 마시면서 돌아다니고...꼭 뭔가 사지 않더라도...
어떻게 끝내야 될지 모르겠음...엄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