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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난다 (이제는 잊혀진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483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름완전자
추천 : 12
조회수 : 555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5/24 02:51:31

여러분은 동티난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마을의 오래된 나무나 바위, 혹은 오래된 것들을 함부로 하면 벌을 받는다는 뜻의 한국말입니다.

 

한자어로는 동토라고도 하고, 쉽게 마을 주민들은 동티났다라고 말들 하죠.

 

이번에는 그 동티에 대해서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라북도 북부에 있는 한 시골마을의 이야기입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이 끝이 나고,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자리를 잡고 살기 시작하였을 무렵이었습니다. 무엇이든 돈이 되는 일이면 하였고, 또 그간 모스크바’(공산당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은 마을은 이렇게 부르기도 합니다)라고 불렸던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신식 집을 짓거나, 교회를 다니며 나름대로 사회의 신식 문물을 받아들이려고 할 때였습니다.

 

 어느 날 최씨(38)가 집을 새로 짓는다고 하였습니다. 다른 마을에서 목수를 불러다와 집을 지으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집의 대들보를 들추려고 천장을 보자 구렁이 두 마리가 떡~하니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구렁이를 보고 깜짝 놀란 최씨는 이것을 보고 아내에게 말하였습니다. 아내는 무당을 불러서 굿을 하거나, 아니면 민간에서 하는 것처럼 흰 죽을 쑤어 놓은 뒤 나가 있자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최씨는 이런 미신 같은 걸 믿어서야 우리가 집을 새로 짓고, 또 신식으로 살아보자고 하는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화를 냈습니다. 아내는 그럴거면 자신한테 말하지나 말지 왜 말해놓고서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냐며 따졌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 어떻게 아내가 남편의 의견에 반대를 하였겠습니까? 결국 남편은 그 구렁이를 가져다가 두 마리 모두 술로 담갔습니다.

 

 10살 난 딸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도중 친구들과 저수지에서 놀다가 빠져 죽은 것은 집이 완성되고 난 뒤 얼마 되지 않아서의 일입니다. 아내는 최씨를 타박했습니다. 이게 다 구렁이를 함부로 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굿을 드리자 하고 말입니다. 최씨 역시도 슬펐습니다. 그러나 그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번에도 아내의 의견은 묵살되었습니다.

 

 하나 뿐인 자식이 죽었습니다. 씨를 이어야 하기 때문에 그들은 다시 자식을 보기 위해서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아내가 다시 임신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10개월 뒤, 분만 도중 일어난 일로 인해 마을은 한 번 떠들썩 해졌습니다. 새로 태어난 아기의 몸의 일부가 구렁이살, 즉 뱀살처럼 생겼기 때문입니다. 얼마 못 가 그 아이는 죽었다고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동티났다며 안됐다며, 참으로 안 된 일이라고 동정했습니다.

 

 아내는 친정으로 돌아갔고, 최씨는 마을에 혼자 살다 죽었다고 합니다. 정말로 구렁이를 함부로 해서 생긴 일일까요? 정말로 집을 지키는 신, 집큼이라 불리는 구렁이를 술에 담갔기 때문에, 두 아이 모두 과 관련되어 죽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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