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조사 받던 윤봉길의사 예견 "곧 세계대전…조선은 독립"
[조선일보 2004-08-13 18:41]
[조선일보 장상진 기자] 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1909~1932) 의사가 상하이 훙커우(虹口) 공원 의거 직후 일본 헌병의 조사를 받으면서 일본 제국주의의 패망을 정확히 예견한 것으로 밝혀졌다.
윤 의사의 조카 윤주(57)씨는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를 통해 이같은 내용이 기록된 ‘상하이에서 윤봉길 폭탄사건 전말(上海ニ於ヶル尹奉吉爆彈事件顚末)’이라는 4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사본을 13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1932년 7월 일본 내무성 보안과가 헌병대의 조서를 바탕으로 재작성한 것으로 훙커우 공원 사건의 배경과 경위, 윤 의사의 인적사항 등을 상세히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윤 의사는 1932년 4월29일 훙커우 공원 전승기념식장에서 폭탄을 던져 일본육군대장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 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후 일본 헌병대 조사에서 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그로 인한 조선의 독립을 정확히 예견했다.
보고서에서 윤 의사는 “현재 조선은 실력이 없기 때문에 일본에 항거하여 독립함은 당장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머지않아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강국피폐(强國疲弊)’의 시기가 도래할 것이고 그 때야말로 조선은 물론이고 각 민족이 독립하고야 말 것”이라고 밝혔다.
(장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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