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5월 23일은 오네요. 해마다 오늘이 오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아직도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을 걱정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를 손가락질 하며 하루하루가 지쳐가는 세상.
심지어 살기가 힘이 들어서,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그런 세상에 살고있는 저는,
... 사람사는 세상을 부르짖던 당신을 그리워합니다.
당신이 때때로 입가에 띄우던 잔잔한 미소를 떠올립니다.
마음같아서는 한걸음에 당신 앞으로 달려가서 국화 한송이 내려놓고
큰절이라도 두번 올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봉하마을 봉화산에서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그곳,
봉긋하게 돌로 만들어진 당신의 쉼터 앞에서
담배 한대라도 태워드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고 마음으로나마 당신을 그리워합니다.
그립습니다. 오늘도 당신을 그립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가슴으로 울부짖는, 당신같은 사람이
언젠가 다시 나와주길 기원하며.
반드시 그때는 내가, 우리가 지켜줄 수 있기를.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빕니다.
사람사는 세상. 우리가 기필코 만들겠습니다.
그러니까 지켜보세요.
우리는 살아서 모든걸 볼겁니다.
그대는 비록 우리 곁을 그렇게 떠나갔지만,
우리는 기필코 살아남아서 세상이 바뀌는 모습을 모고 말겁니다.
오늘 하루는 팔에 노란색 수건 하나 메고 다닐래요.
검은 넥타이는 메지 못해도, 최소한 내가 당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당당히 보여줄래요.
2013년 5월 23일. 노란 종이 비행기들이 아련히 기억나는 날
내 영웅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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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별로 성실한 답변을 요구 안 합니다.
성실한 답변을 요구해도 비슷하니까요.
청년 학생들이 죽어가는 것은 감옥에 가서 참회애야 될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온갖 도둑질을 다 해 먹으면서 바른 말 하는 사람
데려다가 고문하고 죽이는 바람에 생긴일 이니까 그 사람들이 임명한
국무총리와 그 사람들이 임명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에게 무슨 대책이
있으리라고는 믿지 않습니다.
물으면 제가 그르지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988년 7월 8일 국회 본회의장
첫 대정부 질문에서 초선 노무현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