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양재역에서 버스 기다리는 중에 어떤 아주머니께서 매헌역 가려면 어느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지 물어보셨습니다.
매헌역?!
나름 서울과 수도권 생활 30여년에 지하철 대부분의 역은 다 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저였는데 순간 멘붕이 와서 어플을 찾아보니
그 역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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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 시민의 숲' 역(매헌역)...이었습니다.
양재역에서 양재시민의 숲은 일직선 상에 있기 때문에 중앙차로에서 아무 버스나 타면 되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아무 버스나 타고 가시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제일 처음 온 간선 버스에 아주머니께서 타시면서 물어보시자 내리시려고 하시자 제가 가니
기사 님은 그런 역 안간다..아주머니는 당황해 하시고 저를 쳐다보며 안간다고 하시며 내리시려고 하시고
사람들은 쳐다보기 시작하고..
다시 양재시민의 숲 가냐고 물어보니 기사님은 그제서야 간다고 하시고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아냐고 하셨네요..
버스가 출발하고 정거장에서 제가 탈 버스를 다시 기다리려는 찰라 그제서야 불현듯 떠오른.. 자연스럽게 한 단어처럼 떠오른...
매헌 윤봉길..
양재시민의 숲에는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이 있습니다.
그 또한 모르지 않고 있던 바
제가 참 부끄럽고 민망하더군요.
한달에도 몇 날 며칠을 무심코 지나가는 그 곳을
누군가는 그 아주머니께 양재시민의 숲 역이 아닌 매헌역이라고 가르쳐주며 그저 숲이라는 쉼터가 아닌 매헌 윤봉길의사의 기념관이
있는 역사적의미를 담은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에 한 공간이지만 이렇게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한도전에서의 역사강의편과 J모양의 민주화 발언, 노무현 전 대통령의 희화화 등이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
잘못된 역사의식 및 지식을 가진 자들에 대한 분노와 그나마 상식선의 역사지식은 가지고 있다는 제 생각이
오히려 저 치들과 제가 다르다는 오만을 만들게 한 것은 아닌가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저 어딘가로 향하는 버스를 알려준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우리나라 역사의 흔적들에 무관심했던 저를 반성해 본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