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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부모님 세대에 올리는 편지
게시물ID : sisa_3921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신창행막차
추천 : 4
조회수 : 32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5/19 23:49:25

안녕하세요 아버지, 어머니

오늘도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불철주야 애써주시는 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자라와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던 데에는 부모님의 덕이 너무나도 컸습니다.

그 점에 대해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의 너무나도 안타까운 모습들에 점점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부모님세대 역시 요즘의 젊은이들에 대해 근심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는 다소 건방지고 불경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 편지를 드립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를 두 눈으로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1. 부모님 세대께서는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며 지금까지의 기적같은 경제발전을 이룩하셨습니다.

하지만 결국 저희가 물려받은 것은 서로가 서로를 경쟁상대로서 미워하고 짓밟고 올라가려는 

지옥같은 경쟁사회와 살인적인 자살율입니다.

부모님들은 자식 세대에게 따뜻한 집과 맛있는 밥, 풍족한 삶을 물려주셨다고 자랑스러워 하지만,

우리는 결코 행복하지 않습니다.

부모님들은 우리에게 공부하는 법과 경쟁하는 법을 알려주셨지 행복해지는 법을 알려주시지는 않으셨습니다.


2.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고 하였습니다.

지금의 아이들의 비뚤어진 모습은 바로 우리 어른들의 모습입니다.

자신보다 약한 아이를 집단 따돌림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어른들은 혀를 차십니다.

하지만 자신보다 약한 이를 짓밟고 괴롭하는 모습은,

저 먼 타지에서조차 자신의 사회적 권력을 이용하여 어린 여학생을 성적으로 업신여기는 것처럼,

자신보다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이를 업신여기는 부모님들의 모습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잇달아 일어나는 성범죄, 특히 아동 성범죄를 일으키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을 옹호하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을 겁탈하는 그들의 모습과,

비즈니스라는 허울좋은 구실을 대며 룸살롱에서 자신의 딸 뻘 되는 여학생들을 끼고 술을 마시는 모습이

무엇이 다를까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는 몇년 전 돌아가신 전 대통령을 조롱하며 욕되게 하는 어린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과, 그 대통령이 집권하던 당시 술자리에서 건배사로 노시개(정확히 무엇의 약자인지는 차마

글로 옮기기 어렵습니다)를 외쳐대시던 당신들의 모습이 무엇이 다른지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종북으로 몰아가는... 변소 벽에나 적힐만한 문구에 열광하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은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의 그 어린 학생들의 밥상머리 교육이 어땠는가, 한 번 생각해 볼일입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거짓말 하지 말라고 배웠습니다. 유치원, 아니 부모님께 처음 배운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그 가장 기본적인 진리조차 지키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을 아이들이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손녀딸의 결혼식에 수백억원의 돈을 쓰면서도 수중에 이십구만원밖에 없다는 거짓말을 하는 어른과,

그 거짓말쟁이 어른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 지 걱정됩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학연과 지연이 아닌, 사람의 능력을 보고 투표를 하라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그 기본적인 것조차 지키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에,

어린 저는 학교에서 배운 그 것이 정말 옳은 것인지 회의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3. 이제 우리는 우리의 다음 세대를 키우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배웠고 생각하는 옳은 것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기에는 지금의 세상은 너무나도 잘못된 길로 와 버렸습니다.

부모님 세대가 우리에게 물려준 것은, 세계 경제대국 10위의 자랑스러운 타이틀도, G20 의장국으로서의 자랑스러운 기억도 아닌,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 나 혼자만 살기 위한 이기주의와, 타인을 짓밟고 올라서려는 경쟁사회, 그리고

그 경쟁사회에서 탈락한 이들의 체념의 한숨과 비명소리입니다.


우리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후진 기어를 넣고 변화를 위한 시작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욱 더 멀리 가버릴 것입니다.

지금의 기성세대의 잘못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고, 이제는 변화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단 한 분의 마음이라도 이 글로 움직여진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것입니다.

오늘도, 내일도 행복한 삶을 살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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