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광주 영령
- 최종원
여유 있을 때 한 번씩 들여다보는 게 역사였고
정치였고
세상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누군가가 군홧발에 짓밟히든
대검에 아이 밴 배를 찔리든
총알이 정수리에 박히든
일단 내가 살아가는 게 중요했다.
그러나 그들에겐 그것이 삶이었고
절박한 삶이었고
죽음이었고
삶이었다.
그래, 돈 벌어야 하고
상사 눈치도 봐야 하고
연애 문제로 하루 종일 복잡한데
그런 촌구석
지나간 일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지.
하지만 잊지 말자 한다
누군가가 죽었음을
무수히 죽었음을
그들이 죽지 않았으면
내가 죽었음을
지금도 누가 죽어가고 있음을
앞으로도 누가 죽을 것임을
우리 모두 잊지 말자 한다.
우리 핏빛 역사를
우리 혈관에 진중히 새겨놓고
돈을 벌고
일을 하고
연애를 하자
한다.
추모하자 한다-
광주 영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