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학교에서 근현대사 주제를 하나씩 주면서 역사적 사건을 조사해서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받았던 주제가 518 민주화운동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책장에 꽂혀 있던 '우리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라는 책을 발견했어요.
책장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나오는 참혹한 시신 사진들, 당시의 시위의 모습과 기자들의 기록들...
그래요, 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네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그 시간을 건너오며 나름의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말씀은 안하셨지만 몇 십년이 지나고서도 그 책을 아버지는 여전히 보고 계시니까요.
같은 나라 국민을 죽이고도 버젓히, 죄값을 치루지 않는 이 나라가 너무 밉습니다.
민주화운동으로 희생되신 분들의 사진을 놓고 인육캡술이라느니 홍어를 삭힌다느니 막말을 하는 세대가 정말로 있다는게 한탄스럽습니다.
국정원 비리, 도덕성을 찾아볼 수 없는 현정부를 보면서 이 나라의 미래가 과연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살아야 하잖아요.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고 살아야 하잖아요.
먼 훗날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들어 줍시다. 힘내서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