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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안 해주셨으면 하는 행동/말
게시물ID : baby_53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더SIMPSONS
추천 : 13
조회수 : 1771회
댓글수 : 81개
등록시간 : 2015/01/08 06: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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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안 쓰려 그랬지만, 써보고 보니 정말 기네요 ㅠㅠ 바쁘시거나 긴 글 읽기싫으신 분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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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 결혼도 안하고 애도 없는 평범한 여자입니다. 
이런 제가 이 글을 쓰는게 다소 건방져보이실 수 있으시겠지만, 
그래도 이 글을 쓰면 다른 오유여러분들 의견도 들어보고, 제 경험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씁니다. 

이 글을 쓰는 계기는... 그냥 저 같이 상처받는 아이가 안 생겼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이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지금 제 멘탈이 굉장히 불안정하고, 가족과도 전혀 애착이 없거든요. 
심리학을 공부하다가 서서히 이유를 찾아나가 봤는데, 가정환경과, 부모님의 영향이 크더군요. 
심리학 공부할때 절대 해서는 안 되는게 자가진단인데... 제 자신이 지금 왜 이런지 너무 궁금한 나머지 하게되었어요... ㅠ 병명을 진단한게 아니니 괜찮은가... 

암튼, 모든 아이는 다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 제 의견은 그저 "의견"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제게 제일 상처가 되었던 말은, 엄마가 혼내실 때 입버릇처럼 말하셨던 "누가 이런 짓 하래? 너는 이제 내 딸 아니야" 입니다. 
이거 듣고 어린나이에 멘붕이 크게 왔었어요. '엄마가 이제 내 엄마가 아니면 나는 이제 누가 돌봐주지?' 라는 불안감에 휩사였었어요. 
위에 이 말은 진짜 아직도 마음에 크게 상처로 남아있네요... 아무리 아이가 옳지않은 행동을 하더라도 위엣말, 또는 비슷한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ㅠㅠ 보호가 필요할 나이에 진짜 멘붕 크게 와요... 

두번째는 하루에 수십번도 하셨던 "그만먹어. 몸 좀 봐봐, 돼지 같잖아" 하... 이건 진짜 제 자존감이 나락으로 떨어진 진짜 큰 이유예요.
제가 여자아이치곤 몸집이 있었고, 그걸 걱정하신 엄마,아빠께서 저렇게 말씀하신건 이해합니다. 
근데 말하는 방법이 틀린 것 같아요. 
제 모습을 직접적으로 안좋게 묘사하시면서 깎아내리시기 보다는 돌려서 좋게 말 하시면 제 자존감이 이만큼 떨어지진 않았을꺼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생각해보면 그 때 저는 비만측정해서 비만으로 나온 것도 아니었고, 그냥 보통에서 조금 통통한정도 였는데, 왜 그렇게까지 말하신건지 지금은 이해가 잘 안 가요. 
안 그래도 티비와 잡지에서 마른여자 찬양하고 있는데, 가족까지 저러니깐 먹는 거에 죄책감 느끼고, 괜히 가족 앞에서 안 먹고 숨어서 먹게 되고, 나중엔 식이장애까지 결려서 심리치료 받아야했었어요. 

세번째는 상처가 되었던 행동인데요, 아이의 프라이버시 존중 안 해주는것. 
사춘기가 되면 혼자있고 싶고, 비밀을 가지고 싶고 그래요. 가족에게서 떨어져서 "나"를 생각해보고 발전시켜나가는 계기가 되죠. 
근데 이걸 존중 안 하시고 메일 비밀번호 알아내셔서 들어가서 친구들과 나눈 비밀얘기를 보신다거나, 일기장을 들춰보시면, 아이가 수치심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제가 이랬거든요. 아빠가 수시로 메일 들어가셔서 다 읽어보시고, 제가 나눈 얘기들 다 알고있으시다며 가족 앞에서 말씀하시고 이래서 저 이후로 아빠랑 정말 어색해지고, 이제 아빠랑 연락도 안 해요. 

네번째는 부모님의 말다툼과 그 후 하소연. 
엄마, 아빠가 이혼 생각하실 정도로 굉장히 많이 싸우셨던 적이 있어요. 리모컨 던지고, 액자 깨지고 난리도 아니었죠. 
이걸 아이 앞에서 안 하신다고 하셔도 아이는 조용할때의 냉랭한 기분을 느껴요. 저는 아주 잘 느꼈어요. 그래서 집에 들어가기 싫고, 가출 생각까지 했었어요. 나중에 싸우시고 엄마가 제 앞에서 술드시고 우시면서 아빠가 이러이러 했다. 라고 말씀하시면서 아주 통곡을 하시는데, 이거 절대 절대 하지마세요. 제 멘탈이 불안정해질뿐만 아니라, 엄마는 약한사람으로 인식되고, 아빠는 나쁜사람으로 인식되어서 진짜 가족관계 다 망쳐놓은 것 같아요. 저 혼자 딸이라 제게 기대려고 하신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저는 그 때 아직 10대였어요. 아직 마음이 성숙해지기 이전인데, 저를 보호해줘야하는 사람이 무너지니 제 멘탈도 같이 와르르 무너지더군요...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아이가 완전히 다 크고 자아를 형성할때까지는 기대는 행동이나 하소연 하지 말아주세요. ㅠㅠ 

다섯번째는 돈에 관한 이야기... 
가족이 금전적인 위기를 맞아했다면, 아껴쓰고 줄여쓰는 게 당연합니다. 이거는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음... 아이에게 안 말하셔도 되는 상황이면 굳이 말 안 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저희 가족은 분명 금전적으로 아주 힘든상황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엄마, 아빠가 자주 돈 얘기를 하시고, 돈 때문에 다투시기도 하고, 우시기도 하고 그러는 걸 제가 목격을 해서, 저는 아직도 물건 살 때 10만원 넘어가면 몸이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구역질이 나요. 막 죽을 것 같고... 사지 말아야하는 것도 아닌데 죄책감 생기고... 어렸을때도 진짜 사달라는 말 오빠가 10번하면 저는 한 번 할까말까 했어요. 저는 큰 물건 가지면 안 되는 것 같고, 비싼 옷 받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괜찮다 그러고, 속으로 삭히고, 옷은 늘어난거 입고 다니고... 엄마는 돈 아끼신다며 저 칭찬하시고... 

여섯번째는 차별... 이건 당연하지만 이게 지금 제 성격에 제일 큰 영향을 끼쳐서 말할께요. 
저는 중간에 있는 딸로써, 집안일, 심부름 다 하고 자랐어요. 오빠보다는 동생이니깐 오빠랑 싸우면 제가 먼저 화해해야했고, 동생이랑 싸우면 동생이 저보다 한참 어리니깐 제가 동생에게 먼저 미안하다고 말을 해야했어요. 제 잘못이 아니어서 억울해도 무조건 저는 사과하는 쪽이었습니다.
심부름, 집안일도 저 혼자 딸이니깐, 남자는 집안일 하는 거 아니라고 어렸을 때, 설겆이 해서 주부습진도 걸려봤고, 동생이 인절미 먹고 싶다고 뜬금없이 그래서 비가 폭풍같이 오는데도, 나중에 가겠다고 했는데도, 엄마가 시켜서 비 맞고 사왔어요. 분명 동생하고 오빠는 이제 다 컸는데도, 어쩌다 한 번 가족이 다 모이게 되고, 엄마, 아빠가 외출 중이면 무조건 제가 밥 차려줘야합니다. 제가 엄마한테 오빠하고 동생은 손이 없냐 발이없냐 따져도, 어떻게 오빠, 동생 자신들이 밥을 차려먹냐며 한소리 듣고, 안 차려주면 그것하나 못해주냐며 한소리 또 듣습니다. 저는 그냥 집안의 가정부였나봅니다... 오빠가 티비 볼 때 저는 비맞고 심부름 갔다오고... 동생이 어려서 우쭈쭈 귀여움 받으면, 전 부러운 티 못 내고 조용히 방에 들어가서 책이나 읽고... 하... 이것때문에 가족이랑 인연끊으려고 준비 중이예요. 가족이 제게 상처를 너무 많이 주는 것 같아서... 엄마, 아빠의 행동 때문에 오빠도, 동생도 저를 깔봅니다. 제 말 귀담아 듣지 않아요. 하... 눈물 나오려그러네요 ㅠㅠㅠ 저 어렸을 때 아픈데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서 죽도 혼자 다 태워먹으면서 끓여먹고... 하... ㅠㅠ 서글퍼요.

암튼, 무심코 한 행동이 아이에게 큰 불행으로 다가올 수도 있어요. 
아이에게 가족은 이제 살아갈 세상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나를 아껴주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인데, 
이 가족들을 믿을 수가 없게 되면, 나중에 만나는 사람들과도 믿음/신뢰/애착 이런 걸 형성하기 어려워하거든요. 애정결핍도 생기고... 
좀 더 크고 나면 가족에게 분노로 많이 표출 되고, 가족에게서 독립을 하거나, "나는 저런 가족 없이도 살 수 있어" 라는 마인드로 살긴 하는데, 
그 가족이란 관계는 쉽게 끊을 수 있는 게 아니어서, 가족에게 화는 나지만 나에게도 가족이 있었으면 좋겠는...? 이런 양명성을 띈 생각이 막 서로 부딪히기도 해요. 심하면 지나가는 화목한 가족만 봐도 막 눈물나고 그래요. 쉽게말해 멘탈이 불안정해지는거죠... 이러면 정신병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져요. 

진짜... 하... 제가 옛날만 생각하면 어린자신을 토닥토닥 안아주고 싶네요. 
어쩌다보니 이 글이 하소연이 된 것 같고, 뭔가 당연한 걸 얘기한 것 같아 지워야하나 고민이 되지만, 
그래도 오유 여러분 의견도 들어보고 싶어서 이렇게 올립니다. 글이 잘못되었다면 바로 내리겠으니 말씀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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