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 불여일견
518을 폭동이라고 하기 전에
날도 좋고 황금주말이고
18일 광주에서 하는 여러 행사가 있으니
나랑 손잡고 망월동 가서 말 없는 망자들과 대화나 합시다 ㅎㅎ
광주를 폭도라고 하기 전에
내 출신 고등학교 대동고 선생님 중에 최근 돌아가신,
518때 교편잡고 "새끼들아 지금 나가면 디지니까 나가지 말아야"
라며 교직원들이 학교 정문을 팔짱끼고 막아서도
해도 나가서 죽은 제자의 빈 자리를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셨던
그 선생님 계신 곳으로 가서 말 없는 망자와 대화나 합시다 ㅎㅎ
그래 말 없는 망자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우리 아파트 윗층에 사는, 33년 전에 일 덕분에 거동이 불편한 아저씨랑
'살아남은'자들의 대화나 합시다 ㅎㅎ
좋아요
폭동이어도 좋습니다.
폭도들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당신께서 그리 말하고 싶다면 그리해도 좋습니다.
다만 그때 죽은, 순국선열이고 자시고를 떠나서
사람이 죽었습니다.
아직도 죽지 않는 5공의 주역들 덕분에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들이 '명령'때문에 죽고,
집을 지켜야 할 아버지가 죽고,
학교를 지켜야 할 학생이 죽고,
그들의 꿈이 죽고,
그들의 행복이 죽고,
지금은 당신들의 정신까지 죽였네요.
불과 60여년 전에 한국에서는 이데올로기 때문에 전쟁이 났고
그보다 10여년 전에 유럽에서는 이데올로기 때문에 전쟁이 났고
사람이 죽었으며
누구도 그 전쟁이 '성전'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어떤 전쟁도 옳지 않은 이유는
사람이 죽기 때문입니다.
이데올로기의 차이가, 종교의 차이가 사람의 목숨값보다 더 소중한가요?
헌데 지배 이데올로기로 인해 국민을 죽인
'그들'은 옹호하고 싶은가요?
모르겠습니다.
망자들은 할 말이 있겠으나
'살아남은' 우리들은 망자 앞에서 할 말이 있을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