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또래 직장동료들과 주 1회 중학교 체육관을 빌려 농구를 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집에 허락맞고 가는거라 왠만함 약속은 피해 잡으면서 빠지지 않고 가고 있습니다. 그 날은 엄청 더웠던 날이었습니다. 참가투표에 꼴랑 여섯명이 올라와서 3대3이나 하자고 하며 공을 챙겨서 퇴근하자마자 체육관으로 가는 전철을 탔습니다. 근처에서 짬뽕을 먹으며 시간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다 못 온나는겁니다. 원래 2명이 못 온다 했는데 하나 둘 빠지는 분위기, 하지만 저는 이미 여기 와 있는데 그냥 가긴 아쉬웠습니다. 시간에 맞춰 체육관에 가서 개인연습이나 하려고 봤더니 문이 잠겨있네요? 회장님께 물어보니 당직기사에게 얘기하면 열어줄거랍니다. 이 당직기사가 개저씨입니다. 전화하고 벨 누르고 한참 불렀더니 완전 썩은 표정으로 나왔습니다. 안녕하냐고 웃으며 인사했더니 "당신은 뭐하러 온 사람이야?" 좀 당황했지만 농구 유니폼을 가리키며 "농구하러 왔는데요?" "아니 그러니까 혼자서 농구를 왜 하러 왔냐니까?" "오늘 저희 동아리 농구하는 날인데요?" "혼자 농구하는 사람이 어딨어 그냥 가!" "저희 체육관 사용료 내고 쓰는건데요? 오늘 갑자기 다들 못 온다 해서 그냥 가기 아쉬워서요" "안 돼!, 혼자 불 켜놓고 전기도 쓰고 안돼" "아니, 혼자 하나 열이 하나 체육관 사용료는 똑같잖아요, 그럼 해 지기 전까지만 할게요, 열어주세요" "가라고 가" 여기서 폭발해서 "아니 당신이 뭔데 나보고 집에 가라마라야 아까부터 반말하고 아주 이상한 사람이네 빨리 열어주세요!" "뭐? 이 새끼가 임마? 너 이 새끼야 내가 너같은 아들이 있어 어디서 건방지게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내가 이짓한다고 우습게 보여?" "이 일 하시는 게 우스운 게 아니라 이상한걸로 고집을 피우시니까 그렇죠, 열어주시면 되잖아요, 행정실장 연락처 주세요, 무슨 혼자 오면 열어주면 안 되는 규정이 있어요?" "내가 니네 회장한테 전화한다, 이 새끼가 어디라고 소리를 질러" "전화 하세요, 일단 문이나 열어주세요 회장님도 저 오는 거 알고 있어요" 전화하고 통화하더니 형한테도 화내고 제가 집요하게 열어달라고 해서 해 질 때까지 하다가 집에 갔습니다. 알고 보니 이 인간이 뒷돈을 받나보더라구요. 다른 동호회는 돈좀 줬더니 에어컨도 틀고 시간도 앞뒤 삼십분 정도 여유있게 쓴다는데 우린 시간 칼로 열고 안 나오면 성질내고 에어컨도 못 틀고 농구하다 더위먹어서 집에 기어가기도 했네요. 아무튼 한판 붙은 이후로는 성질은 안 내고 있습니다. 정말 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일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