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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3의 폭언
게시물ID : gomin_6949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ranoria
추천 : 3
조회수 : 54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5/14 22:38:30
안녕하세요.
제가 오늘 하루 한 폭언을 얘기하려 해요.

저는 고3입니다.
점심 먹고 매점을 걷던 중 다리를 접지르면서 자리에 주저 앉아 낑낑거리고 있었어요.
갑자기 친구가 아! 하면서 위를 올려다 보길래 왜?했더니 누가 저희 위로 분필을 떨어뜨렸답니다.
그걸 친구가 맞은 거 고요.
친구가 위쪽 창문을 올려다보며 야! 하는데 누군가 보이더라고요.

친구 : 너야?
남자애 : 아니요;;
나 : 어떤 ship 새끼야!!! 넘어져 있는 사람한테 분필 던지니까 좋아 이 개새끼야? 고3이 만만해? 만만하냐고! 어떤 새끼야!  나와! 아오 별 ship새끼가 다 있어 진짜. 얘 맞은 거 안보여? 안 보이냐고!!! 이런 x노무새끼 아오ㅡㅡ.

ㅋ....ㅋ.......ㅋ......
정작 말을 했을 때는 통쾌했지만 돌아서 생각해보니 제가 광녀라고 생각될 정도로 독기가 바짝 올라있었더라고요.
사실 글 쓴 것 보다 더 심했던 것 같아요. 폭언도 이런 폭언이 없죠...ㅠㅠ
저도 제가 잘못한 거, 알아요.
솔직히, 고3 스트레스를 이상한데다가 화풀이 한 거 같아 미안해서 또 미안해요.

사실 오늘 성적표가 나왔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공부를 좀 못해요(전교 100등 안이에요.).
성적표를 부모님께 보여드리면 정말이지 제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사라지다 못해 마이너스가 되버리네요.
사람을 한동안 버러지 취급하거든요...
안타까운 마음에서 그러는 거 아는데도 힘이 들어요...ㅎ

엄마는 제가 뭘 제일 잘하는지도 모르세요. 가장 견디기 힘든 게 무관심이에요.
내가 제일 잘하는 건 글쓰기인데...
창작한 단편소설을 엄마한테 보여줬다니 읽지도 않고 콧방귀 끼더라고요.

자해도 하고 비행도 했었던 저는 스스로의 힘으로 일상으로 돌아와 반장이 되고 선생님들께 사랑받는 모범생이 되어 살고 있어요.
때때로 부모님의 무관심으로 왕따를 말하지 못했던 8살에서 멈춰있는 제 자신의 일부를 발견할 때마다 정말이지 힘이 들어요.
친구 관계에서 무조건 웃고, 반에서 인기에 신경쓰는....

성적표를 식탁위에 올려두고 나왔는데 집 가기가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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