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망진창.
수십번 봤네요. 대본도 몇번이나 읽었네요.
스틸컷 하나만 봐도 대사 자동 재생.
집청소도 제대로 안하고 쓰레기도 안버리고
멍하게 폐인 됐음.
저 로코, 특히 김은숙류 드라마 1도 관심 없었거든요.
어느정도 흥미가 가야 비판도 하고 오그라들기라도 하는데
아예 취급 대상도 아녔어요. 그냥 무덤덤. 무관심.
원래 드라마 잘 안보는데
뭐 최순실 사태 어찌됐나 뉴스 채널 찾다가
공유가 사극 나오길래
그런가보다 했어요
그렇고 그런 진지빠는 드라만가보다 했어요.
어느날 또 채널 돌리다가 그때 그 공유 나온 사극 재방송하더라구요.
제목이 도깨비라고 써 있더라구요. 어렴풋 공유랑 김고은이 김은숙 드라마 캐스팅됐단
기사를 스치듯 읽었던 기억이 나요. 그건가보다.
암턴 그렇게 몇번을 당시 드라마보다 더 스펙터클하던 순실이 사태 어찌 됐나 채널
돌리다보면 재방송을 꼭 하고 있더라구요.
그러다 어느날 채널 돌리다 공유가 파리에서 한 소년에게 샌드위치 건네는
씬이 나오는데
공유의 랄프로렌 수트랑 영상 그 장면의 대사들 제법 세련됐더라구요.
그제서 잠깐 머물러 보기 시작했죠. 계속 봤는지 딴데 틀었는지는 기억안나요.
볼만하네 정도였다가 김고은이 바닷가에서 소원빌던 그 순간 딱 꽂혀 버린거에요.
그리고 그 역사적인 사랑해요 1부 엔딩씬과 조우한거죠.
시작은 김고은에 홀딱 반해서 였던거죠.
김고은에 반해서 볼때만해도 제정신였죠.
퀘백에서 키큰 공유가 단풍잎 잡을 때만도
밤에 납치된 김고은 구하러 오는 그런씬 나올때만도
닭살돋게 멋있는 척 다 하는구만 그냥 피식 웃었어요.
4회 엔딩. 첫사랑이었다 할때쯤 되서
진짜 상업적으로 최고네. 잘 뽑았다 그런식으로 점점 더 인정 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슬금슬금 공유가 너무 멋있다는게 인지가 되더라구요.
저 원래 남자 연예인이나 미남에 무관심해요.
무관심한 와중에 공유는 재수없게 생긴 얼굴정도. 비호감.
연기도 별 임팩트 없고 기억에 안남아요.
근데 도깨비 속 공유는 내가 무심히 알던 공유가 아니에요.
주름이며 확실히 늙었는데 그게 멋있는거에요.
연기도 너무 섬세하고 코트발하며 분위기 하며... 막 설레요.
저 냥반, 젊을때 저러지 않았는데 이상하다 싶어 폭풍 유튜브 검색질.
와...내가 못 알아봐서 그렇지 신인때부터 안정적이고
감성 풍부한 연기를 하더라구요. 말도 잘하구요.
사람이 이렇게 달라보이다니...
공유거 다 찾아보고 도깨비 자료 다 다운받고
음...잘하네. 잘 뽑았네 괜찮네....
하다가 현망진창 돼 있더라구요
미치겠어요.
도깨비 시작을 말았어야 하는데,
넘 넘 후회가 되네요.
누가 저 좀, 아무나 저 좀 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