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목요일 늦은 밤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교회장으로 진행하여
오늘 발인을 하고 집에 들어와 쉬는 중 입니다.
7년 동안 요양병원에 계셨었는데 입원하시기 전 군대를 제외하면 23년 정도를 같은 집에서 쭉 살았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돌아가셨을 때 굉장히 가슴이 아프더군요..(어찌보면 당연한거죠...)
목요일 저녁 제가 급하게 일요일 호주 출장이 정해지게 되어 출장 가기전에
연구소에서 테스트 할 수 있는 건 테스트를 하고 가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어머니께로부터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연락이 왔었죠.
저는 그 사실을 제 윗사람들한테 보고를 했습니다.
솔직히 보고 드리면 바로 보내드릴 줄 알았는데...
대신 작업할 사람들한테 인수인계를 하고 가라고 하더군요.
인수인계 하는데 최소 30분 걸립니다...
전화상으로 들려오는 어머니 목소리를 들어봤을 때는 곧 돌아가실 것 같다는 상황이었고,
그 상황을 말씀드렸는데도 다른 사람한테 인수인계를 해주고 가라고 하더군요.
그 작업을 저 밖에 모르는 거라면 이해하겠지만... 그 윗사람들 본인들도 충분히 알고 있는 작업 내용이고,
본인들이 인수인계 대신 해줄 수도 있는 거였지만...
위에서는 대신해 줄 생각이 없고 하니 멍~한 상태로 다른 사람한테 인수인계를 해줬습니다. (집중이 전혀 안되더군요..)
그 와중에 제 윗사람이 연구소장한테 제 상황을 보고 했나 보더군요.
할아버지가 위급하시다고...
그런데 연구소장은 할아버지라는 말에 가볍게 생각을 한건지 돌아가시더라도 장례 참석을 끝까지 하지 말고
출장은 제가 갔으면 좋겠다 라고 대놓고 말했다고 하네요.
(돌아가시고 나서 팀장님이 연구소장한테 돌아가셨다고 보고 했는데도 잠깐 장례식장 나와서 이것만 확인해 주고
다시 돌아가면 안되냐고 했답니다... 뭐 그거에 대해선 팀장님이 그건 말도 안되는 거라고 딱 잘라서 그냥 넘어가긴 했다고 하더군요,,,
만약 저런 상황이 진짜로 벌어졌다면 저희 아버지 성격상 아마 연구소장은 병원에 입원하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였을 겁니다.)
아무튼 인수인계 끝내고 급하게 병원으로 갔는데 저 오기 20분전부터 이미 숨을 쉬지 않으셨다고 하더군요..
그 놈의 인수인계 다른 사람이 해줬더라면 적어도 임종하시는 순간은 지켜볼 수 있었는데 말이죠...
예전에 회사일과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이 돌아가셨을 경우, 어떤 걸 선택하겠냐 하는 걸로 아는 사람들과 토론을 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회사일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회사일을 제끼는 게 맞다고 보거든요.
저희 회사 사람들도 저의 조부상보단 회사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
기분이 더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