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레 몇가지 명언이 떠올랐다. 세상엔 두가지 부류인 사람이 있다고 했었다. 장인, 혹은 장애인. 5픽은 볼것없이 후자에 속하는놈이겠지, 깔끔하게 승리에 대한 욕심은 크게 바라지않고 멘탈이 나가지만 않는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였다, 징징거리던 5픽을 말린것은 여태까지 입을 다물고있던 1픽이였다.
1픽:야 조용히해라 ㅋㅋㅋㅋㅋ 여기 그래도 니보다 수준높은 사람밖에 없음
니들보다 나이 많은 새끼들도 있다 초글링들아. 라고 채팅창에 적었다가 곧바로 지웠다. 멘탈 상하지 않는 게임. 멘탈 상하지 않는 게임...참을 도를 세번적듯이 머릿속에 되뇌인 나는 순간 15듀오의 가능성을 생각해냈다.
역시나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가능성의 나무같은것들. 5픽은 브론즈의 시작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더이상 내려갈곳없는 브론즈 5였고 1픽은 실버5였지만 mmr은 지옥의 불구덩이였다.
어떻게 이길까 고심하던 찰나에 갑자기 1픽의 챗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역시 브론즈는 다르다, 밴하는거 봐라. 그런 어이상실의 말을 하자 5픽이 하긴 실버정도면 브론즈가 하는거랑은 아예 다르겠다며 경외심이 가득한 챗을쳤다. 그러면서도 1픽보고 꼭 이겨줄꺼지? 란 말은 잊지않았다.
1픽:하아...브론즈 노답이긴 한데 한번 캐리해볼께.
그리고 게임이 시작됐다. 적당적당히, 5픽이 다리 서폿이란것을 제외하고는 그냥저냥 흘러가는 게임이였는데 라인에 하도 1픽인 워윅 갱이 없어서 섬광쌓나, 하고 봤더니 그것도 아니였다. 빨장에 몰왕트리를 타면서 17분정도까지 템을 하나도 사지않고 있었다. 늑대와 레이스를 할퀴며 돈을 차곡차곡 쌓는 워윅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이더스의 손이 생각났다.
그리고 잠시뒤 드디어 갱을 성공했다. 상대미드는 노플이였고 피도 반피였는데 그거 잡았다고 좋아라 하고있었다.
워윅:역시 암론즈 노답ㅋㅋㅋㅋㅋ나랑은 클라스가 다르죠.
다리우스:ㅇㅇ 개쩐다 ㄷㄷ;
그 순간 챗을 차단했다. 이미 챗은 암덩어리가 번져있었다. 이만한 암덩어리는 왕가네 수박이 이후 오랜만이였다.
그렇게 라인들의 캐리로 서서히 승리로 가고있는데 갑자기 워윅이 미드로 달리며 던지기 시작해서 이유가 궁금한 나머지 챗을 풀었더니 가관이였다.
이때까지 미드에 블루 한번 준적없던놈이 다리가 버프하나 먹었다고 던진다는것이였다. 5픽이 내일 뭐 사준다고 달래도 쓸모없었다.
그제서야 미드가 제대로 빡친것인지 쌍욕을 시전했다.
미드:워윅 개몬하는데 진짜 실버부심 존나 부리네 개씨1발 니 브5친구 데리고 다시는 랭하지마라 썅1년아
이런식으로 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워윅은 이미 해탈의 경지, 석가모니의 반열에 들어가 있었다.
워윅:암론즈 노답년들...실버는 암론즈랑 수준이 달라, 알아? 니네 같은놈들이 평생 오지못하는곳이 실버야. 니네들은 맵리딩하고 한타 운영등등이 아예 안되거든 ㅋㅋㅋㅋ ㅂㅅ들 평생 거기 짜져있어라.
그렇게 강의를 듣다가 게임에 패배하고, 리폿을 하고 바로 롤 클라이언트을 꺼버렸다. 순간 내가 몇포인트인지 기억이 나질 않아서 전적검색창이 떠있는 그대로 전적갱신을 눌렀고, 포인트를 확인하자마자 컴퓨터를 껐다.
...잠깐. 브론즈1 75LP...?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든것을 깨달은 순간, 난 소리없이 웃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