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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에 유일한 대화
게시물ID : lovestory_522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옹세야
추천 : 3
조회수 : 81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2/28 14:21:31

말은 합니다

여러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죠


그래도 기억에 남는 대화라는건 별로 없습니다


군대 입대 전에 조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선박에 케이블 포설하는 그야말로 막노동이였죠

아나콘다같은 굵기의 전선을 끌어당겨서 포설하는 작업이었네요

정말 무식하게 힘든 작업입니다


중2병이 좀 늦게 왔었는지 그때 한창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나 왜살지???? 재미 드럽게 없네......아 X도 힘들어.......

이름 말해도 아무도 모르는 지방전문대 다니다가 

좀 있음 군대가서 뺑이 칠거고

그러다 제대하면 복학?????? 해야되나????

졸업하면??? 아니 복학 안하고 취업해야되나????

어디로???내가 뭐 잘하는데??? 뭐 하고싶은데?????


아 X발.......뭐 이러냐......X나 재미없네........


이딴생각들만 머리에 꽉 차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같이 일하던 친한 형이 한명 있었습니다

27살이었던 형........당시에 제가 21살이었습니다

쉬는시간엔 같이 담배피며 이런 저런 얘기나누고 일 끝나면 근처에서 야식먹고 빠이빠이 하던 형..


한날 소주한잔 하면서 그 형한테 이런말을 했습니다

"행님아...행님은 왜 사노.........내가 볼때 행님 사는거 진짜 재미 없어보이거든??...진짜 짜증나는거는 안있나.......

 행님 사는기 꼭 내 몇년뒤 모습일거같아서 더 재미없어보이고 짜증난다"


졸라 개념 없었네요.........


그랬더니 그형이 화도 안내고 피식 웃으면서 이런말을 해주더군요

"지랄하네 새끼ㅋ......마 니는 내 사는기 그리 재미없어비나??? 그래 뭐 니 인자 군대갈때 다와가니까 생각이 좀 많제........

 근데 환아 내는 별 생각이 없다.....그냥 생각이라고 하는거는........오늘 X나 일해서 피곤해 뒤지겠을때......

 집에 가서 누워가 이런생각 한번 해본다......아........X나 힘드네.......X발 오늘 X나게 뺑이 쳤으니까 내일은 좀 덜 힘들것지....

 그런생각하면서 잔다.......별거 아닌거같애도 그기 내한테는 X나 거창한 말로 희망이라는기다......

 내일은 무슨일을 해야하니까 일이 좀 빨리 끝났으면 좋겠네.......

 야리끼리(정해진 일만 딱 해놓고 시간 상관없이 퇴근하는거) 한번 했으면 좋겠다 뭐 이런거"



많이 생각하게되는 말이더군요

누구한테는 희망이라는게 엄청 거창하고 큰 포부같은것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냥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잠깐 마음 편하게 먹게해주는 것일수도 있는거라고.......


자기 인생에 모든면에서 만족을 하고 사는사람이 많지는 않을것같네요

합리화 일수도 있고 자위일수도 있을겁니다

그래도 그렇게 해서 하루를 버티는 힘이 된다면 좋은거 아니겠습니까


힘들 냅시다


오늘 당장은 힘들고 팍팍해도 내일은 조금 아주 조금이라도 다를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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