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환갑은 요즘 안한다고 해도 뭔가 올해는 특별하게 해드리고 싶어서 형제들끼리 계획 중에 있었어요.
저희는 1남 2녀로 첫째, 둘째가 딸이고 막내가 아들 그리고 현재 둘째만 결혼해서 이제 막 돌 지난 아가가 있어요.
아빠 생신 이벤트를 고민하는데 둘째가 가족여행을 가자더라구요.
여기서 말하는 가족여행은 아빠 동생들인 고모와 삼촌네 가족들까지 포함이에요. 대략 저희 가족 포함 15명 정도
지방 어디 펜션을 알아봤다는데 독채고 잔디밭도 있어서 놀기 좋다구요.
그런데 서로 날짜 맞추기 어려우니 이번 추석연휴가 긴끼 추석 다음날가서 그 다음날 오자구요.
대략 펜션비가 50만원이었고 가서 숯불하고 뭐하면 5만원 정도가 더 들구요.
아무래도 대가족 이동이니 식비도 꽤 예상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각 형제 당 40만원씩 120을 모으기로 했어요.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아빠 생일은 추석 전인데 일찍 땡기는 것도 아니고 생일 뒤에 가는게 크게 의미 없겠더라구요.
가족들도 다 갈 수 있는건 아니고 작은아빠는 당직이셔서 못가는데 작은엄마는 가시고. 고모 한 분 못 가시구요.
그리고 아가도 아직 어린데 멀리 다녀오면 아가가 힘들 것 같기도 하고
또 아빠 생신 기념이면 뭔가 좀 더 아빠를 위한 선물을 해주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생들 둘은 여행을 고집했지만 아빠한테 물어봐도 펜션비 50씩 들여서 갈 필요있냐 하시구요.
물론 여행가면 돈 들죠. 그리고 그만큼 가족들 추억이 쌓여서 좋아요.
그런데 제 생각엔 이번엔 아빠 60번째 생일을 특별히 하자는거니 아빠 옷을 해주든, 금반지를 맞춰주든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동생들 설득했고, 동생들은 마지못해 제 의견 수렴해줬어요.
그러고나니 다른 사람들이 더 난리네요.
고모들 중에 한 분은 너네가 여행간다고 해서 고모부 휴가 쓰기 어려운거 하루 휴가 썼다 근데 안간다니 섭섭하다 우린 그럼 추석 때 그냥 집에 있겠다 하시고
저희 엄마는 지금 자려고 누운 저를 굳이 깨우셔서는 너네가 여행간대서 주변 사람들한테 말하니 사람들이 애들 속도 깊고 착하다했다 잘 키웠다했다 이러셔서
그냥 여행을 왜 안가려고 하는지 아빠한테 더 해주고 싶은거다 했더니
한숨을 푹푹 쉬면서 주변 사람들한테 이미 여행 가는거 다 얘기해놨네 너네 착하다했네 하셔서
여행 가면 착하고 안가면 안 착한거냐 했더니
넌 또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며 그러시다가
나중에는 한껏 서운하고 삐친 말투로 에휴 냅둬라 나도 그럼 그냥 내 친정에나 갈란다
이러시면서 저 말씀만 무한 반복 하셔서 알아서 하시라고 했더니 제 방 문을 콱 닫고 나가시네요.
믈론 서운한 마음 이해는 하지만 다른 이유도 아니고 아빠가 주인공이니 아빠한테 좀 더 해주고 싶다는건데..
엄마 저런 행동 싫기도 하고 이해도 안가네요 ㅠㅠ
이 새벽에 자려다 기분이 한껏 짜증이 나서 멘붕게에 좀 끄적여 봤어요.
요약 1. 아빠 60번째 생신 기념으로 뭘 할까 하다가 여행이야기가 나옴 2. 아빠 형제 분들까지 모시고 가려고 했으나 2분 정도 못 가심 3. 여행날짜도 아빠 생신 전이나 당일이 아닌 일주일 지난 추석 당일 다음날로 하기로 함 4. 여행 준비를 하려다 작성자는 아빠를 위한 선물이 더 나을 것으로 생각함 5. 동생들과 상의 끝에 여행 말고 아빠 선물이나 용돈 드리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짐 6. 여행이 취소 되니 고모 중 한 분과 엄마는 서운한티를 팍팍 내시며 이 새벽에 굳이 여행 왜 안가냐 친구들한테 여행간다했다 그러니 너네 착하더라 여행 안가면 나는 나 알아서 친정간다 에휴 라고 하면서 문 쾅 닫고 나가셔서는 거실에서 궁시렁궁시렁 하고 계심 7. 작성자 서서히 짜증이 나며 분노게이지 상승 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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