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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자격없는 강사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세요.
게시물ID : menbung_518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띠따띠따
추천 : 13/14
조회수 : 1770회
댓글수 : 245개
등록시간 : 2017/08/14 19:46:15
안녕하십니까? 요즘 지탄을 많이 받고 있는 현직 초등교사입니다.

최근 교육계 전반에서 새로운 정책으로 인한 왈가왈부가 많고,
이 곳 오유에서도 여러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역시 이 글 또한 여러 비판에 직면할 줄 알지만 감히 용기내어 부탁드립니다.
특히 학교에 자녀를 보내시는 학부모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한 번 만 귀를 귀울여 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우선 여러 논란을 막기 위해 사전 정리부터 하겠습니다.


0. 여기서 말하는 강사는 정확히 영어회화전담강사, 스포츠강사 등을 지칭합니다.

영어회화전담강사, 스포츠 강사 등은 대부분 MB 정권이 빚어낸 정책 참사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어륀쥐' 발언으로 탄생한 게 영어회화전담강사였고, 
학교에 체육을 가르칠 사람이 없다는 "카더라"식의 구호로 탄생한 게 스포츠 강사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강사든 영어회화전담강사, 스포츠 강사 등 학교에 음습한 '강사' 집단을 의미합니다.


1. 현재 이들이 '비정규직'의 탈을 쓰고 정규직 화를 시도하고 있고, 교육부에서 심의위원회를 통해 공론화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들은 국회의원과의 지속적인 연락과 유착을 통해 지속적으로 정규직화와 무기계약직 화를 시도중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정규직화 또는 무기계약직화는 교육 상 결정적인 결함을 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들의 정규직화 또는 무기계약직화를 저지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2. 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니까 이야기를 꺼내냐? 무작정 떼쓰기 아니냐?

교육계 뿐만 아니라 과학계, 의료계 등 여러 곳에서 새로 생긴 정책들로 인해
오유 내에서도 큰 설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담론이 '왜 MB, 503 정부 때는 아무말도 안하다가 문재인 정부 때 떼쓰느냐?
문재인 대통령만 만만해 보이냐?' 하는 비판의 목소리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문제는 유래부터 다릅니다. 이미 MB 정권부터 영어회화전담강사,
스포츠 강사 등에 대한 비판과 제도 폐지 요구는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교육계, 교총, 교사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MB 정권부터 이 제도의 폐지를 요구해 왔고,
매 번 교육부 관계자에 대한 전화 통화, 인터넷 기사 댓글 달기, 그 밖의 다양한 구호와 방식으로
10년 가까이 꾸준하게, 정권에 상관없이 폐지를 요구해 왔음을 밝힙니다.


3. ㅇㅂ나 ㄴㅇㅂ에서 문대통령 지지를 왜곡시키기 위해 넘어온 거 아니냐?

아닙니다. 저는 2012년부터 꾸준히 문재인 지지자였습니다.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이재명 시장을 좋아하는 아내를 설득해서 문재인 지지자를 돌릴 정도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불렀던 님을 위한 행진곡이 좋아 유튜브로 매번 반복해서 듣다가
와이프에게 정신사납다고 혼날 정도로 열렬한 지지자입니다.

이 이외의 다른 이들의 지지를 호도하기 위한 의도가 없음을 밝힙니다.


4. 결국 교육계 내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냐?

아닙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강사들의 채용을 반대하는 대신, 이들의 수만큼
'임용고시'등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정교사를 선발할 것을 제안합니다.
기간제 교사, 강사 등의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대신 이들의 수만큼 임용고시 TO폭을
확대하여 더 많은 정규직 교사를 뽑아야 합니다. 이는 사회 공정성의 문제이며, 
특히 아이들에게 '사회의 규칙을 지키고 공정하게 행동해야 함'을 가르쳐야 할 교사에게는
숙명과도 같은 문제입니다.

이렇게 저의 제안대로 많은 정규직 교사가 뽑힌다고 해서 저의 월급이 일부 깎이는 등의
저의 부족한 역량의 폭 안에서 수용 가능한 불이익을 받는다고 해도 당연히 감당할 것을 약속합니다. 
결코 밥그릇 싸움을 하려는 게 아님을 밝힙니다.


지금부터 영어회화전담강사, 스포츠강사 등의 교육적 문제점을 2가지로 설명하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가장 우려되는 2가지 문제점만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1. 이들의 역량과 자격 여부에 대하여 심각히 우려됩니다. 

영어회화전담강사, 스포츠 강사 중 다수가 교단에 서기 위하여 필요한 '교육자격증' 미소지자 입니다.
이들은 TESOL이라는 단기 속성 영어교육 과정을 급하게 밟았다던지, 
사회체육학과등 교육과 관련 없는 학과를 나와서 채용된 사례가 많습니다.

'교육자격증'을 소지하였다는 것은 교사가 되기 위하여 '최소한으로 필요한' 교대/사범대 4년 과정을
거치고, 임용고시를 합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혹자는 아무리 교대/사범대를 4년 다니고, 임용고시를 봐도 개차반인 교사가 많던데?
하실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이는 '최소한으로나마 필요한' 과정입니다.
만약 이들 제도로도 인성이 바르게 함양된 교사를 양성하기 힘들다면, 이들을 더욱 
개선하고 향상시키는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교대/사범대 학사과정이나 임용고시가 제대로된 구실을 못한다는 주장이
곧 이들 강사들이 정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됨은 논리적으로 큰 비약이 있습니다.
거꾸로 백보 양보해서 교대/ 사범대 학사과정이나 임용고시가 정상적인
교사 양성에 실패한다면, 최소한 이러한 과정조차 거치지 못한 강사들의
질은 담보할 수 있을까요?

제가 겪은 일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저는 과거 시골의 모 초등학교에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처음으로 영어회화 강사 제도가 실시되었고, 저희 학교 같은 시골 학교에도
영어회화강사가 파견되었습니다.

충격적인 일은 과학실에서 벌어졌습니다.
당시 작은 시골학교로 영어교실이 부족하여 
저학년 학생들의 영어 수업은 불가피하게 과학실에서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루는 과학실에서 쿵쿵 소리가 심하게 나 복도에서 과학실 창문을 보니
영어회화 강사는 영어와도 상관없는 아이돌 그룹 뮤직비디오를 틀어놓고 있었고,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이 높이는 1m 가까이 되는, 덜컥거리고 표면은 매끄러운
과학실 책상(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자칫 아이들이 발 하나라도 삐끗했다간 테이블 높이에서 떨어져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경악한 나머지 다른 이의 수업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룰을 깨면서까지 수업을 말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일반화의 오류라고 하실 법 하지만, 이는 최소한 교대/ 사범대에서 4년 동안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교육학적인 이해, 아니 그냥 기초 상식만 있었어도 하지 않았을 행동입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 뿐만 아니라 강사들의 비교육적 행동으로 인하여
혼란이 많았던 사례들이 풍문으로 여러차례 떠돌았습니다.

제도 초기 이들의 선발 당시 지방 교육청은 지원자 경쟁률이 미달이 나는 바람에
심지어 교육자격증이 없는 이들이 대거로 선발되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 중에는 (카더라 임을 미리 밝힙니다.) 누구누구의 친인척, 어느 지역의 유지 자식 등도
이미 내정자로 뽑혀있었다는 후문이 공공연하게 퍼지기도 했었습니다.
과연 이들에게 교단에 설 자격을 당당히 부여할 자가 있겠습니까?
 
감히 말하건데 강사들의 선발 과정은 임용고시만큼 투명하지 못했으며,
이들의 자격요건 또한 대부분 교단에 설 수 있을만한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지금 젖먹이인 제 자식이 이들로부터
수업을 받게 된다면, 저는 거부하고 싶습니다. (제 아이들 아이돌 음악에 맞춰
과학실 책상 위에서 미친 듯이 뛰면서 놀게 두고 싶지는 않거든요.)


2. 이들은 다른 학교 비정규직과는 다른 대우를 받습니다.

영어회화전담강사의 봉급은 저경력 정교사의 봉급보다 더 많습니다.
적어도 평균 월 200넘는 금액을 봉급으로 가져갑니다. 오히려 임용고시를 통과한
정교사보다 더 많은 월급을 가져가는 꼴입니다.

이들이 학교에 와서 하는 일은 거의 오로지 수업 뿐입니다.
게다가 교사들이 힘들어 하는 잡무에 거의 손을 대지 않습니다.
(심지어 시골 작은 학교에서 행사 준비를 위해 간단한 일을 부탁할 경우 
이마저 계약 위반을 내세워 거부하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오직 영어교과, 체육교과의 수업만 진행하면 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을 채용하고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정교사 선생님들이 수업이나 수업 준비를 못한 채
행정 업무에 시달려야 하는 촌극이 빚어지까지 하는 실정입니다.

이들은 정교사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고, 잡무 일체로부터 자유로우면서 
교실 속에서 수업만 하면서 급식실 등에서 힘겹게 일하시는 다른 학교 내 비 정규직과
물타기 식으로 섞여, 자신들을 을이자 피해자로 묻어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건데 이들은 오히려 정교사보다 더 나은 처우를 받으며, 
계약 기간만 정해져 있다는 게 공통일 뿐, 학교 내 다른 비정규직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대우를 받고 있음을 밝힙니다.

이들이 하는 주장 중에는 '정규직 화에는 관심이 없으며, 계약을 무기계약으로 돌려 달라는 것 뿐이다.' 가 있습니다.
하지만 말장난일 뿐입니다. 이미 정교사보다 경제적으로나 업무적으로 더 나은 처우를 받으면서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해 달라는 것은 곧 정규직을 넘어선 '슈퍼 정규직'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정규직이 요건을 3가지로 1) 보다 높은 임금, 2) 보다 나은 업무 부담, 3) 지속적인 채용
정리한다면, 이미 강사들인 1), 2)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으며, 이 가운데 3)만을 남겨둔 채
요구하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무기계약직으로 요구가 끝날까요? 그 이후에는 월급 인상, 각종 복지 인상 등의
요구가 쏟아지는게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 비용은요? 결국 아이들에게 돌아갈 교육 예산이
이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갑니다. 지금조차도 교육예산이 태부족하여 아이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곳곳에서 삭감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정규직화 또는 무기계약직화 된 이후의 상황은
어떻게 될지 저조차도 상상되지 않습니다.


3. 이들의 유입으로 인한 교육적 효과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습니다.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투입하고, 심각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며 시행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제도 시행 10년차, 하지만 이 제도로 인한 교육적 효과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습니다.

신문, TV, 인터넷의 언론 보도는 물론
정부의 발표자료나 학계의 연구라죠, 그 어디에서도
이들의 투입으로 인하여 학생들의 영어회화 실력이 급등했다든지,
학생들의 기초 체력이 개선되었다든지 하는 결과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결국 일반 교사들이 충분히 해냈었고, 할 수 있었던 일을 
MB 정권의 전시행정에 속아 막대한 경제적, 사회적 손실만을 남긴 채 이 제도가 진행중에 있습니다.

교육부, 교육청에서도 이미 수 년 전부터 이 사실을 감지한 채
이들의 채용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 실정이며, 이들의 수는 현재 매년 감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들이 학교 전반에서 교육적 효과를 일으켰다면, 이들의 수가 늘어야지 왜 감소하고 있을 뿐일까요?

대안은 단 하나일 뿐입니다.

이들의 현재 자리와 수요만큼을 '임용고시'를 통해 정규직 교사를 선발하는 TO로 늘려야 합니다.
강사들 중 교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은 임용고시를 통해 선발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며,
이들 중 교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은, 미안하지만, 애초에 교단에 설 자격이 없으므로
교대/사범대 입학을 통한 교사자격증 취득을 먼저 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임용고시 또한 완벽한 제도는 아니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공인된 국가 자격 시험이자
최소한이나마 국공립학교 교사의 자격 여부를 판단하고 걸러낼 수 있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임용고시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사회적으로 공정하고 정당하면서도 더욱 엄밀한 교사 선발 방식을
논의하면 될 것입니다. 이마저도 없이 자격없는 사람마저 무턱대고 교단에 세우겠단 시도는
결국 교육계의 공멸을 의미할 뿐입니다.

그 중에서도 자격이 부족한 이들의 교단 유입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사람은
바로 학생과 학부모들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강사들이 당장 정규직화 또는 무기계약직화 된다고 하여
정규직 교사들이 받는 타격은 거의 없거나 미미할 정도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교대/ 사범대 과정과 임용고시로도 학생화 학부모 여러분이 100% 만족할
교사상을 양껏 충족하지 못하는 가운데
이마저도 없이 마구잡이로 채용된 강사들이
정규직 교사가 된다면? 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을 것이 자명합니다.


다시 한 번 간곡히 호소합니다.

저는 교대/ 사범대 및 임용고시가 100% 완전무결한 교사 수급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 사회가 그나마 바람직하도 할 만한 교사들을 걸러내고 길러낼 수 있는 최소한의 '채'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채' 마저도 거치지 않고 하나도 정제되지 않은 무자격자들이 교단에 설 경우
우리 아이들이 볼 피해가 굉장히 막심합니다. 

이들이 정규직 교사가 되어도 크게 뺏길 것은 없기에 개인적으론 두려울 게 없으나
아이들이 수업에서, 학교에서 그나마 양질의 수업을 받을 권한을 뺏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현재 교육부는 '비정규직 전환 심사위원회'를 개최하면서
영어회화전담강사, 체육강사 등 강사들의 정규직화를 논의 중입니다.
당연히 학교에서 힘들게 육체노동을 하시는 분들의 정규직화는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와 상관 없이 이미 사라져야 할 이전 정권의 적폐마저 '비정규직'의 탈을 쓴 채
학교 현장에 유입되는 참사는 막아야 합니다.

오유 회원님들께, 특별히 학부모 회원님들께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자격요건이 충분치 않은 강사들의 정규직화만은 꼭 막아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작성자 머릿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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