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에서 열린 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행사에 참석,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환익 한전 사장, 박 대통령, 만수르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 하마디 UAE 원자력공사 사장. 2014.05.20 뉴시스
원전 기공식에서 UAE 왕세제 못 만나고 현지부대 방문도 호텔서 장병 격려로 대체 청와대 “시간 촉박해 부대 방문 못해 왕세제는 기공식 이후 직접 면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일 대국민담화 발표 직후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것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원전 세일즈 외교라고는 하지만 아랍에미리트 국왕 등 국가정상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거나, 현지 파병된 ‘아크부대’ 장병들을 위로하면서, 부대 방문이 아닌 호텔로 불러 위로했다는 지적 등이 나오고 있다.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방문 전 보도자료를 통해 “박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에 파병된 우리 아크부대 장병을 별도로 격려하고, 한-아랍에미리트 관계가 국방분야로까지 확대된 것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박 대통령이 해외방문 때 현지에서 우리 군 장병들을 격려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라고 강조했을 뿐, 별도의 설명을 붙이지 않았다. 당연히 과거 전직 대통령들처럼 현지 부대를 직접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는 행사로 이해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박 대통령이 자신이 머물고 있는 팰리스 호텔로 장병 10명을 초청해 격려하고 이들에게 ‘대통령 손목시계’를 기념품으로 전달하는 행사였다. 아랍에미리트에서 근무중인 아크부대 장병은 약 14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크부대는 아랍에미리트 군사훈련 협력단으로 ‘형제’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대부분 특전사요원으로 구성돼 2011년부터 활동하고 있다.누리꾼들 사이에선 “부대원들이 먹고 자는 숙소를 둘러보고 불편한 점을 묻거나 부대원들과 함께 배식판을 들고 똑같은 메뉴의 식단을 먹는 대통령이 보고 싶다”, “당연히 파병지 가서 고생하는 장병들 격려할 줄 알았는데, 10명 남짓 장병을 호텔에 도열시켜 놓고 경례를 받았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와중에 세일즈 외교를 위해 촉박한 하루 일정으로 다녀왔기 때문에, 부대까지 직접 방문할 시간이 안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아랍에미리트가 우리 아크부대 파병 인원의 증원을 간절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상대국에 대한 성의를 보이는 차원에서 장병들을 격려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에미리츠 팰리스 호텔에 아크부대 장병들 초청해 악수를 하고 있다. 2014.05.20 뉴시스
박 대통령이 해외방문 적절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 수습 도중 바라카 원전 원자로 설치 행사에 참석한 점과, 정작 박 대통령의 원자로 기공식 참석을 간곡히 요청했던 아랍에미리트 모하메드 왕세제가 당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 수습을 뒤로 하고 방문한 의미가 반감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왕세제가 말할 수 없는 사정 때문에 오고 싶었는데 못 왔다고 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이후 모하메드 왕세제를 직접 면담했다”고 설명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칼리파 현 국왕의 동생으로 아랍에미리트 통합군 부총사령관이자 최고석유위원회(SPC) 위원, 아부다비의 행정·재정·군사 분야 업무를 장악한 실권자로 꼽힌다.홍석재 석진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