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오유에 왔습니다.
몇 달전 군복무 문제 논란이 시작되었을 때 '그러게. 난 왜 그 동안 남자만 군복무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지? 이건 잘못된 거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점점 글들이 과격해지더니 아예 여성들을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집단처럼 여기더군요.
남성들 거의 대부분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했고 여성인 저는 거기에 편승한 셈이니 빚을 지고 있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성 전체를 그런식으로 폄하하나요?
이런 분위기가 불편해서 한동안 오유에 오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와서도 군게 게시글은 잘 읽지 않았는데요. 좀 전에 '무개념썰. 멘붕썰에 여성분이 많은 이유'라는 글을 봐버렸습니다. 글쓴분의 주장은 "여성들이 '혼남'에 익숙하지 않아서. 사회 규범 규율에 다듬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무개념이 많다. 심지어 눈물이라는 무기까지 가지고 있으며 자기 잘못도 인정하지 않는다." 였어요.
원래 눈팅만 하고 댓글은 잘 달지 않는데 이 글에는 좀 화가 났습니다. "이거야말로 일반화다. 메갈들이 '남성이 저지르는 범죄 비율이 높은 건 남자들이 공감능력이 부족해서다.'라고 주장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 고 댓글을 달았죠. 그랬더니 기분 나쁜 글엔 일반화하지 말라고 하고 혜택 받을 땐 일반화한다고 꼬리자르지 말라더군요. 여성집단 전체를 하나의 인격체로 여기지 말아라. 혜택이 있으니 싸잡는 주장도 달게 받아들이라는 거냐?고 했더니
"나는 다른 여자들이랑 다르다며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라네요.
아.... 정말.... 저 진짜 상처받았어요. 오유 8년째 하고 있고 정말 좋아하는데 이제 진짜 탈퇴해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이게 메갈들이 한남한남 거리면서 남성 비하하는 거랑 다를 게 뭔가요? 여혐이고 남혐이고 혐오감 부추기는 단어라 저는 잘 쓰지 않는데 '여성 전체를 일반화하지 말라'는 주장에 바로 '여혐몰이'가 나오더군요. 얼마 전에 만난 친구도 한남이니 번식탈락이니 운운하길래 그런 말 쓰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정말 자기가 속하지 않은 집단을 혐오하는 문화가 일반화된 것 같아서 참 착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