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님의 "깊은 슬픔"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인물안에서 피어나는 감정들과 생각 그리고 감정, 맞물려 이어지는 그 감정들을 아주 정성스럽게 글로 옮겨놓으셨더군요.
또 우리나라의 소소한 풍경과 맛깔스럽게 묘사하신 음식들, 어머니의 모습, 매우 소중한 보석같았습니다.
누군가 우리나라의 정경을 글로 보관해야 한다면, 전 마땅히 신경숙님을 꼽고 싶어요 ㅎㅎ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외롭습니다.
소설에서 나온 누군가의 독백처럼, 서로 "등"만 바라보고 있어요.
그리고
지쳐서, 이제 이 세상 소풍을 끝마치기로 결심한 주인공의 말.
"그만 있으려고 한다."
그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끊는 것이 아니라, 잠시 머물었던 곳, 이제 여기에 있지 않으려는 것이다. 난 계속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그런 암시를 주는 느낌.
사는 건, 어쩜, 계속 외로움과 싸워야 하는 것일텐데.
때론 그것이 사람에게서 오는 외로움일 수도 있지만, 세상이 주는 외로움일지도 몰라요.
나도 아직 펴지 못한 내 날개를 부정하는 세상.
내 머릿속 가득히 펼쳐진 무한한 우주를 부정하는 세상.
전 여기에 계속 머무를 겁니다.
머물러서, 외로움들과 싸우기도 하고 벗 삼기도 하며, 더욱 내가 가진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어요.
다음엔 신경숙님의 신작도 읽어볼겁니다.
므하하.
책 좋으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