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 사고 추모 및 진상규명을 위한 범국민촛불행동 행사 모습. ⓒ 이희훈
오후 8시 15분께 촛불행사가 마무리 되고 행진이 시작됐다. 주최 측은 "유동 인구를 포함해 5만 명의 시민들(경찰 추산 1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종로 거리로 나섰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촛불 행진이다.
시민들은 청계광장→보신각→종로3가→을지로3가→을지로입구→서울광장으로 이어지는 행진(3.1㎞)에 나선다. 시민들은 행진이 끝나면 서울광장 시민분향소에서 단체 조문을 할 예정이다.
앞서 대학생 160여 명은 무대에서 <거위의 꿈> <광야에서>를 합창해, 시민들의 가슴을 울렸다. 특히, <거위의 꿈>은 세월호 사고로 숨진 단원고 이보미 학생이 생전에 부른 노래로 유명하다. 이 학생의 부모가 휴대전화에 녹음돼 있는 이보미 학생의 노래를 공개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적신 바 있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들은 이날 일찌감치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운 '명당'에 자리를 잡았다. 청계광장 가장자리에 있는 동아일보 건물 주변과 모전교 뒤쪽이다. 모전교 뒤쪽 인도에 유모차를 세우고 아이와 간식을 먹고 있던 박소영(39)씨는 "희생자 추모를 위해 아이와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박씨는 선장 등 운항 책임자도 문제가 있지만 국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조 과정에서 각종 문제가 드러난 해경은 정부가 관리하는 것 아니냐"면서 "유족들이 바라는 진상규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원에서 온 김아무개씨는 아들과 함께 모전교 뒤에서 집회에 참여했다. 김씨는 "해경이 너무 무능했고 정부 대처도 형식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도 애가 하나밖에 없는데 단원고 학생들도 외동만 있는 그런 집은 그야말로 금이야 옥이야 키웠을 것"이라면서 "한순간에 자식들을 잃은 마음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북 고령에서 딸과 함께 온 초등학교 교사 우미정(47)씨는 모전교 아래 청계천변에 앉아 있었다. 그는 '왜 오게 됐느냐'고 묻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우씨는 주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어떻게 건물이 이렇게 많이 올라가 있는 OECD 몇 번째 나라에서 300명 중 한 명도 못 구할 수가 있느냐"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을 못할 때 우리들이 그대로 뒀기 때문에 지금도 그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들이 뽑았으니까 책임지고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1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 사고 추모 및 진상규명을 위한 범국민촛불행동 행사 모습. ⓒ 이희훈
[4신 : 오후 7시 35분] '3만개 촛불' 타오른 청계광장... "광우병 때 촛불 같다"
17일 오후 청계광장에는 3만 개의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촛불 집회를 주최한 '세월호 참사 대응 각계 원탁회의'는 "준비한 촛불 1만5000개가 모두 나갔다"면서 "현재 시민 3만 명이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둠이 내리자, 시민들은 촛불을 켰고, "끝가지 함게하겠다", "끝까지 밝혀내겠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외쳤다. 경찰은 시민 1만 명이 청계광장에 모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촛불집회에서는 각계의 반성문이 쏟아지고 있다. 14일 '스승의 날을 반납합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한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김갑수 교수는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 앞에 떳떳하고 건전한 시민으로 살았다고 할 수 있느냐,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정부와 진실을 외면한 언론을 바로잡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 때까지 스승의 날을 반납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KBS 출신 이경호 언론노조 부위원장은 "KBS와 MBC는 여기 있는 시민들을 체제전복 세력과 폭도로 취급했다"면서 "특히 KBS는 세월호 침몰 사고를 보도하면서 대통령 행보를 부각했지만, 유족들의 기자회견을 다루지 않았다, 사죄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레기 취급받고 있지만 이제 가만히 있지 않고 일어서겠다, KBS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면서 "시민 여러분도 한국 언론의 평형수가 돼, 선장을 교체 해달라"고 강조했다.
오후 7시 10분 현재 청계광장은 양쪽 통로까지 인파로 가득 찬 상태다. 나가는 사람은 적지만 광장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많아 통행이 어렵다. 어린 아이, 가족들과 함께 나온 시민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지만 홀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집회 참여자들도 예상 밖 인파에 놀란 눈치다. 사람들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있던 유희철(42)씨는 "사람 좀 오겠지 싶었지만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다"면서 "2008년 광우병 촛불때 같다"고 말했다.
유씨 외에도 청계광장을 메운 사람들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김진영(25)씨는 "세월호 사건이 돌아가는 게 갈수록 답답해서 나왔는데 (참석한 많은 시민들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3신 : 오후 7시] '맞불' 나선 보수단체 "왜 노란 리본을..." 한쪽에선 출석 체크?
▲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 시민단체들이 17일 오후 6시께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 악용세력 규탄 국민대회'를 열었다. ⓒ 김동환
대한민국재향경우회와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 시민단체들도 17일 저녁 6시께부터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집회 명칭은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 악용세력 규탄 국민대회(아래 국민대회)'.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400명 여명은 길거리에 흰색 플라스틱 의자를 놓고 앉았다. 대부분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얼굴이었다. 자유복장이 다수였지만 경찰 정복과 군복을 입고 나온 노인들도 눈에 띄었다.
묵념과 애국가 제창으로 행사를 시작한 국민대회는 이번 행사가 범국민촛불행동에 대한 '맞불집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행사를 주최한 구재태 재향경우회 중앙회장은 "전교조, 민노총, 원탁회의 등 이 나라의 종북 성향 강한 단체들이 길 건너(청계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면서 "저들을 규탄하고 제압하기 위해서 오늘 우리가 국민대회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저들은 그동안 광우병 촛불집회를 주도하고 해군기지 반대를 주도해온 세력들"이라면서 "저들이 오늘 하루 2만 명 정도 모이겠지만 애국의 열정으로 가득찬 우리가 얼마든지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세월호 참사 관련자 엄중처벌하라!'라고 적힌 손피켓을 흔들며 환호를 보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있었다. 세월호 실종자 귀환과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다. 그러나 일부 인사들은 이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구 회장에 이어 연단에 오른 김성욱 고엽제전우회 사무총장은 "추도를 하려면 검은 리본을 달아야지 왜 노무현(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노란 리본을 다느냐"고 말했다. 그는 "침묵하는 보수들은 일어나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행사가 열린 동화면세점 앞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6번출구 앞이다. 대부분의 청중들은 자리에 앉아 연사들의 발언을 들었지만 50~60대로 보이는 일부 여성들은 전화기를 들고 바쁘게 움직였다. 한 여성은 A4용지를 1/4로 접은 쪽지를 들고 "6번출구로 오면 데리러 나갈게"라며 통화를 반복했다. 쪽지에는 이름과 전화번호, 'V' 표시가 기록돼 있어 출석표를 연상 시켰다.
기자가 이 여성에게 접근해 "친구분들을 오라고 하시는 것이냐"고 묻자 여성은 "그런 것 아니다"라고 말하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2신 : 오후 6시 25분] "아이들 원통함 풀어주려고 왔다"... 막 올린 범국민촛불행동
▲ 1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침몰사고 희생자 추모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범국민촛불행동집회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범국민촛불행동 행사가 50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6시경 시작됐다. 세월호 참사 대응 각계 원탁회의는 이날 행사에 최대 2만 명의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후 6시 10분 현재 서울 독립공원에서 전국교사대회를 마친 전교조 조합원을 비롯한 시민들이 청계광장을 가득 메웠다. 앞서 교사들은 독립공원에서 청계광장까지 "구조자 0명, 이것이 국가입니까?", "선장이 살인죄라면, 해경은? 대통령은?" 등이 적힌 검은색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청계광장에 진입하지 못한 시민들은 청계천 첫 다리인 모전교 난간에서 무대를 지켜보고 있다. 청계광장의 시민들은 '아이들을 돌려 달라', '돈보다 생명이다', '박근혜 책임져라' 등의 손피켓을 흔들었다. 청계광장 한 쪽에 마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대에도 많은 시민이 몰렸다.
이날 촛불 집회에는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많이 참석했다. '엄마의 노란 손수건' 회원들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14일 진도 팽목항에서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팻말을 들고 가족들을 위로한 박찬희(39)씨는 "아이들의 원통함을 풀어주기 위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면서 "진상규명을 요구하기 위해 안산에서 서울 촛불집회에 참여하러 왔다"고 말했다.
청계광장에서 1시간 30분 동안 열리는 이날 촛불 집회에서는 세월호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발언이 쏟아질 예정이다. 촛불 집회 뒤, 시민들은 청계광장에서 종로와 을지로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이어지는 행진에 나선다.
[1신 : 17일 오후 5시 55분] "무능한 정부, 용서 안 돼"... 교사 3000명, 청계광장 합류
▲ 16일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기 위한 범국민촛불행동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 선대식
1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는 범국민촛불행동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오후 5시 20분 현재 시민 500여 명이 청계광장 인근에 모였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박근혜 정부의 책임을 묻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세월호 참사 서울시민 촛불 원탁회의가 서울 청계광장 인근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 마련한 무대에서는 20여 명의 시민들이 무능한 사고 대처로 비난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정부를 성토했다.
홍승기(49)씨는 "세월호 침몰 사고를 보면서 '쪽팔리다'는 생각을 가졌다, 지금까지 살면서 많은 사고를 겪었지만, 이렇게 좌절감을 느낀 것은 처음"이라면서 "터키에서는 지하 탄광에서 사고가 나서 수백여 명이 죽었지만, 한국에서는 청명한 날씨의 바다에 세월호가 침몰했고, 해경은 실종자를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씨는 "사고 초기, 운전할 때마다 눈물이 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눈물은 멈췄지만 '앞으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면서 "무능한 정부, 부패한 자본과 언론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 "구조자 0명, 이게 국가 입니까?" 세월호침몰사고 32일째인 17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및 참교육 사수 전국교사대회'가 끝난 직후 참가했던 조합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이날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세월호 참사 대응 각계 원탁회의는 10만 명의 시민이 촛불을 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탁회의는 13일 발표한 '가만히 있을 수 없는 마음들을 모아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국민 호소문을 통해 "진도 팽목항에는 아직도 실종자 가족들이 있다"면서 "가족들에게 든든한 위로와 따뜻한 응원을 보내기를 멈추지 말아달라, 정부가 책임지고 마지막 한 사람까지 가족의 품에 안겨주도록 요구하기를 멈추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또한 "철저히 진상규명하라고 함께 소리 높여 외쳐달라"면서 "작은 촛불을 들어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함께 나눠달라, 우리 모두가 이 슬픔을 가누기 위해 해야 할 행동이 무엇일지 제안해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에서는 3000여 명의 교사가 참석한 전국교사대회가 열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창립 25주년을 맞아 치러진 이 대회에서는 전국의 교사들이 세월호 사고로 희생당한 학생과 교사를 추모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총체적 무능을 드러내는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대회를 마친 교사들은 촛불집회가 열리는 청계광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열리는 범국민촛불행동 전체 행사를 <오마이TV>를 통해 생중계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홈페이지에서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또한 <오마이뉴스> 페이스북에서도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한다.